곽재선 회장 "글로벌 브랜드 쫓지 않아… KG모빌리티만의 길 갈 것"
소프트웨어 기술 고도화… OTA·레벨 3 자율주행 등 계획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이 4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KG모빌리티 비전 테크데이'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KG모빌리티
곽재선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 회장이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을 만나 "현대차의 낙숫물을 줍겠다"고 했다. 수입차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보다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제품력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4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비전테크데이에서 "현대자동차 정의선회장이 서울 모빌리티쇼 케이지모빌리티의 전시관에 방문했다"며 " 정의선 회장에게 '현대차의 낙숫물을 줍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자동차 시장은 매우 큰 시장이며, KG모빌리티가 한 시장을 깊게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넓게 파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변화된 시장, 다변화된 방법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며, 우리는 글로벌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에 곳곳에 떨어진 현대차의 낙숫물을 줍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곽 회장이 말한 '낙숫물'은 KG모빌리티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략을 펴갈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단순히 현대차의 낙수효과를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현대차가 닦아 놓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완성차에 대한 위상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KG모빌리티만의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곽 회장이 세운 KG 모빌리티 만의 전략은 틈새시장 공략이다. 이제 막 사명을 바꾼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이름을 알리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쏟기보다는 '명차'를 만들어 각 시장별로 적합한 세그먼트의 차량을 출시하고,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정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곽 회장은 "KG모빌리티 브랜드 이름으로 전세계에 가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자체개발한 차량이 더 잘 팔릴 수 있다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것이다. 지금 글로벌 완성차들을 쫓아가는 것은 어리석다"고 말했다.
'KG모빌리티로 가지 않겠다'는 곽 회장의 발언은 사실상 브랜드 가치보다는 제품 가치에 중점을 두겠단 것으로 읽힌다. 브랜드 이름을 내건 진출이 아닌 각 시장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판매량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KG모빌리티는 그간 시장에서 사랑받아 왔던 쌍용자동차의 아이덴티티인 정통 SUV를 중심으로 제품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경차, 세단 등 다양한 라인업보다는 SUV내에서 다양한 세그먼트를 갖추겠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정용원 KG모빌리티 사장은 "세단 등 글로벌 브랜드가 보유한 라인업 구축은 당장 KG모빌리티의 케파를 넘어선다"며 "미래는 알수 없지만 향후 당분간은 SUV 위주의 전략을 펴가겠다"고 말했다.
우선 KG모빌리티는 빈약한 라인업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중형 SUV KR10, 전기 픽업트럭 O100, 대형 전기 SUV F100 등을 출시한다. 소형 SUV인 티볼리 역시 페이스 리프트가 예정돼 있다.
전동화 시장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현재 KG모빌리티만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해당 플랫폼을 통해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
정 사장은 “전기차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며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SUV, 전기픽업, MPV 등을 개발해 10만대 볼륨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 내 상품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기술에도 힘을 쏟는다. 자율주행, AI, 클라우드 등의 자체 개발을 통해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해 제품력을 향상시키고, 자율 주행 수준도 향후 레벨4+(로보택시)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아울러 변경된 사명을 정착시키는 방향에 대해서는 '페이드 아웃' 전략을 내세웠다. 쌍용차와의 단절보다는 쌍용차와 KG모빌리티의 공존이 시간이 지나 점차 KG모빌리티로 정착되는 과정을 감수하겠다는 의미다.
곽 회장은 "기존 쌍용차를 사랑해주던 고객과 새로운 KG모빌리티를 기대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둘다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본 결과 '페이드아웃' 시키기로 했다"며 "쌍용차를 일순간에 단절 시킬 이유가 없다. 이것은 비용도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엠블럼 역시 '페이드아웃' 전략의 일환으로 서서히 변경될 예정이다. 쌍용차의 내수용 엠블럼이었던 하나의 원 내에 두개의 원이 교차된 엠블럼은 버리고, 수출용 엠블럼이었던 윙(날개) 엠블럼을 KG모빌리티의 공식 엠블럼으로 택하기로 했다. 다만, 레터링과 차량 엠블럼 역시도 차량 디자인과 수출 시장에 따라 적용여부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곽 회장은 "해외 시장에 계속 KG모빌리티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엠블럼은 윙으로 통일할 것"이라며 "레터링은 KG모빌리티, KGM 등을 차에 알맞는 디자인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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