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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 4일째라…” 박종욱 직무대행, 뿔난 주주에 '진땀'


입력 2023.03.31 12:49 수정 2023.03.31 13:11        남궁경 기자 (nkk0208@dailian.co.kr)

제41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대표 공백에 분위기 '뒤숭숭'

박종욱 대행 "새 대표 선임 5개월 소요...최선을 다할 것"

KT노조 산하 전국민주동지회들이 KT 주총장 앞에서 항의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남궁경 기자 KT노조 산하 전국민주동지회들이 KT 주총장 앞에서 항의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남궁경 기자

"자격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박종욱 직무대행이) 물러나는 게 정상 경영의 길이에요”


31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제4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일반 주주들과 새노조 등 이해관계자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대표 공백으로 의장을 맡은 박종욱 직무대행은 약 40분간 진행된 주총에서 "죄송하다"며 사태 수습하는데 집중했다.


이날 주총장에는 총 1억 6772만 4254주를 보유한 주주들이 참석했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반영하듯 예년보다 많은 소액 주주가 자리한 모습이었다.


이번 주총은 시작 전부터 시위로 뒤숭숭했다.


KT노조 산하 전국민주동지회는 주총장 입구에서 ‘경영은 엉망진창 연봉은 수십억원, 비리 연구 경영진 퇴진하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들고서 "박종욱 일당, 구현모 잔당, 사퇴하라"를 외쳐댔다.


이들은 박종욱 직무대행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구현모, 강현국 사장과 함께 서울중앙지법 법정을 오가는 사람"이라면서 현 사퇴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두 물러나라"라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는 주총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김미영 KT새노조위원장은 “박종욱 대표가 얘기한 게 다 진심으로 들리지 않는다”며 “완전 민영화가 된 사기업에 지금 정치권에서 감놔라 배놔라 하는 행태는 정말 말도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의 빠른 정상화 위해 낙하산 반대 특별 결의를 제안한다"며 이를 박수로 통과시켜달라고 호응을 유도했지만, 현장은 잠잠했다.


새노조 측의 주장이 지속되자 박종욱 대행은 답답한 심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직무대행)4일째다"면서 "주주들의 답답한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답을 다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네이버 까페 'KT주주모임' 운영자는 주총에서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과 함께 '낙하산 방지 정관' 추가를 요청했다. 그는 "(KT에)정부 외압이 매번 일어난다는 것에 대해 개인 주주들은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며 "다음 임시주총 등에서 비전문가 정치인 등이 KT의 요직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KB국민은행 사례를 참고해 정관을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외이사 선임 건에 반대한 것에 대해 "상호 주식교환 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KT 비상사태에 대해 언론플레이한 것에 주주들이 분노한다"면서 "안전장치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KT에 전 재산을 투자했다고 밝힌 한 주주는 이런 분위기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서울 거주 중이라는 A씨는 "주주 권리를 침해받은 것 같다"면서 "옆에서 혼란스럽게 해서 안건에 대한 질의를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제 41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KT연구개발센터.ⓒ데일리안 남궁경 기자 제 41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KT연구개발센터.ⓒ데일리안 남궁경 기자

박종욱 직무대행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늘 주총은 대표이사 선임과 경영 관련 의결권을 행사하고 소통하는 자리였지만, 그런 자리가 되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 대행은 또 "차기 대표 선임까지 상장법인으로서 절차를 준수하기 위해선 5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한 단축하겠다"면서 "비 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현재의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성장 기반을 탄탄히 해 도약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주총 안건이던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은 모두 승인됐다.


당초 예정됐던 사외이사3인에 대한 선임의 건은 이날 사외이사 동반 사퇴로 폐기됐다. KT 측은 “재선임 대상인 이사 3인이 후보 사퇴를 결정해 해당 주총 안건이 폐기됐다”며 “이에 따라 상법에 의거해 신규 사외이사 선임 시까지 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020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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