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나리오 펼처진 KT…31일 주총 긴장감 고조

남궁경 기자 (nkk0208@dailian.co.kr)

입력 2023.03.30 13:42  수정 2023.03.30 13:43

주총 'D-1'…주주·노조 집결

소액주주, '낙하산 인사' 정관 요구할 듯

KT 이스트 빌딩 전경.ⓒKT

오는 31일 열릴 KT 정기주주총회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최근 경영진 줄사퇴에 이어, 사외이사 공백 마저 예고되면서다. KT 노조와 소액주주들은 이미 집결을 예고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31일 KT 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열릴 제41기 KT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급지급규정 개정 등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당초 예정됐던 대표이사 선임 건과 송경민 KT SAT 대표와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은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의 사퇴로 자동 폐기됐다.


이번 주총에서의 핵심 안건으로 지목됐던 사외이사 3명(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표현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외이사) 재선임 건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KT 최대 단일 주주인 국민연금(지난해 말 기준 10.13%)이 줄곧 KT 대표이사와 이사진 구성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던 만큼,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고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7.79%)도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여기에 외국인 주주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 기관인 ISS도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낸 상황이다.


만약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3인의 재선임 건이 부결되면 KT 사외이사는 1명(김용헌 법인 유한 대륙아주 변호사)으로 줄어든다. 앞서 지난 28일 임기가 남아 있던 김대유·유희열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면서 현재 KT 사외이사는 4인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이사회 정족수가 3인 이상이어야 하는 상법 규정에 따라, 3인의 사외이사는 임기가 만료되더라도 신규 사외이사 선임 전까지 '대행'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재선임되지 않은 사외이사 3인 모두가 대행 업무를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법원 이사·감사 등 청구에 따라 임시 이사직무를 선임할 수 있는데, 다소 시일이 걸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KT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현재 남은 사외이사 4인 모두 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T는 경영 정상화 시점까지 약5개월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운 감도는 주총장… 뿔난 주주·노조 대거 등장 예정


주총 현장에는 이해관계자들의 성토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연이은 경영진 사퇴로 KT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데다 현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경영진과 사외이사에 책임을 묻겠다는 노조들이 집결할 예정이다.


실제 네이버 카페 KT 주주모임 일부 가입자들은 '정치권 외압 반대'와 '낙하산 인사 반대'등을 외치며 주총 현장에 나올 예정이다. 이들 카페에 따르면, 여기서 모인 주식 수는 385만2000여주(1.47%), 주주만 175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주총 현장에서 ‘낙하산 방지’ 정관을 보다 구체화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T는 지난 2018년 황창규 회장 시절 '외풍'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기업경영 경험'을 명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 기존 정관에 경영경험이라고만 명시돼 있던 항목을 기업경영 경험, 경영 기간, 경영 실적 등으로 구체화해 뒀다. 해당 정관이 수정된 이후에는 KT CEO 인사 후보에서 경영경험이 없는 인사들은 매번 배제됐다.


다만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제안하는 안건이 대부분 부결된 점을 감안하면 KT 소액주주들의 의견은 '제안'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1일 이후 주주제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처리한 20개 상장사 중 2곳만이 주주제안을 가결했다. 주주제안 안건(71건)중 단 5건만 통과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 CEO 잔혹사는 줄곧 매년 이어져왔다"면서 "낙하산 정관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손볼지는 예상할 수 없으나, 최근 윤경림 사장이 대표이사 내정자로 선정됐을 때 위력을 발휘한 적 있는 만큼, 외풍을 원하지 않는 주주들에게는 긍정적인 방안일 것"이라 말했다.


한편 KT 소수 노동조합 KT새노조도 주총 당일 오전 8시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이사회와 KT 제 1노조에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KT노조 산하 전국민주동지회도 행사장 주변에서 집회를 열고 노조 정상화를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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