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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반도체 키우고 물적분할...'한국판 TSMC' 꾀하는 DB하이텍


입력 2023.03.27 06:00 수정 2023.03.27 06:00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순수 파운드리 기업으로 가기 위해 팹리스 사업 분리

수요 안정적인 전력 반도체 중심 사업으로 성장 동력 확보

경기도 부천 DB하이텍 공장 전경.ⓒDB하이텍 경기도 부천 DB하이텍 공장 전경.ⓒDB하이텍



DB하이텍이 전력 반도체 중심의 사업에서 나아가 순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팹리스(반도체 설계) 사업 분리를 선언했다. 팹리스는 자회사로 분사시켜 디스플레이 구동칩 설계 등 전문 영역으로 선회하고, 주력 사업인 파운드리에 집중해 한국판 TSMC로의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이달 초 이사회에서 결정된 '팹리스 담당 브랜드 사업부 물적 분할' 안건을 오는 29일 정기 주총 안건으로 의결했다.순수 파운드리 기업으로서의 고수익 전력반도체에 집중하면서 분할하는 설계사업과 동시에 몸집을 불리겠다는 전략이다.


분할 후 존속회사는 DB하이텍으로 유지되며, 신설회사는 DB팹리스(가칭)으로 설계 사업을 담당할 예정이다.물적분할 특성상 DB하이텍이 DB팹리스의 지분율을 100% 보유하는 형태다.


물적분할로 신설한 회사가 상장하면 기존 회사 기업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으로 일부 소액주주들이 반발해 DB하이텍 물적 분할이 지난해 한 차례 무산된 바 있지만 그럼에도 사측은 이번 물적 분할이 파운드리와 팹리스의 동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간 DB하이텍은 주력인 8인치(200mm) 파운드리 사업과 함께 브랜드사업부를 통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외주설계 사업을 해왔는데, 한 회사에 파운드리 및 팹리스가 함께 있는 구조 탓에 고객사와의 이해 충돌 우려가 존재했다.


이같은 이해 충돌 문제로 인해 DB하이텍은 그간 브랜드사업부에서 LCD 중심의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사업에만 국한됐던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파운드리와 팹리스를 구분하면서 팹리스 사업부 입장에서도 사업 영역을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확장하고, 미니 LED TV 구동칩 등 고성능 반도체시장 진출도 노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DB하이텍 측은 "파운드리는 고수익 전력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순수 파운드리로 거듭날 것"이라며 "브랜드 사업 분할 후 신설될 자회사는 OLED 디스플레이 구동칩 분야에 집중해 각각의 전문화된 경쟁력을 기반으로 동반 성장을 이루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순수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와 미디어텍 등을 벤치마킹하면서도 따로 떼어낸 브랜드 사업의 기업가치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은 세계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전력반도체를 기반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고전압 제품과 특화 센서 라인업을 확충하며, 자동차와 산업 등으로 응용분야 비중을 높여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의 보급 확대와 함께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질화갈륨(GaN) 등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DB하이텍은 SiC, GaN 국책과제에 참여해 선진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SiC 개발투자도 단행하면서 현재 6인치 기반인 SiC의 8인치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모바일, 가전, 전장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전력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 특징이라 경기 변동에서 비교적 수요가 안정적이다.이에 최근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DS) 부문 내 '전력반도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사업 가능성을 다방면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B하이텍의 전력반도체 고객은 2010년 40여개사에서 현재 240여개로 늘었으며, 신규제품 개발 건수도 연간 200여건에서 600여건으로 증가했다. 그 덕에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릴 때 DB하이텍은 나홀로 영업이익률 48%를 찍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2년 313억불에서 2026년 392억불 규모로 연평균 약 6% 성장할 전망이다. 이같은 전력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DB하이텍은 지난달 파운드리 가동률이 80% 중반대까지 상승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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