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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쌓아올린 맨시티 제국, 클래스는 사지 못했다


입력 2023.02.07 07:58 수정 2023.02.07 08:28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2009-10시즌부터 9시즌 동안 불법적인 자금 흐름 포착

리그 3회, FA컵 1회, EFL컵 우승 3회 타이틀 박탈될 수도

9년간 100건 넘는 자금 운용 위반 혐의로 기소된 맨시티. ⓒ AP=뉴시스 9년간 100건 넘는 자금 운용 위반 혐의로 기소된 맨시티. ⓒ AP=뉴시스

2010년대 프리미어리그 초강팀으로 급부상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업적은 결국 돈으로 쌓은 것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6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맨시티는 지난 9시즌 동안 100건 이상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를 위반, 결국 기소에 이르게 됐다"고 발표했다.


사무국은 이어 “이번 조사는 앞으로도 비밀리에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 결과는 홈페이지에 공개될 것”이라며 "사무국과 구단들은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하고 규정에 따라 독립적인 프리미어리그 사법 위원장에 의한 위원회 멤버가 구성된다"라고 덧붙였다.


맨시티도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 구단 측은 “이번 발표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우리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포괄적인 증거를 준비할 것이며 독립된 위원회가 이번 사안을 공평하게 검토하기를 기대한다”라며 문제 해결 위해 발 벗고 나설 것을 시사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지적한 맨시티의 위반 사항은 역시나 투명하지 않은 자금의 흐름이다.


BBC 등 영국 언론들은 맨시티가 9년간 스폰서십과 관련한 재무 정보는 물론 감독의 연봉과 위약금, 선수 연봉, 구단 협력업체 규정, 유소년 선수 영입 접근 규정 위반, 그리고 UEFA(유럽축구연맹)의 FFP 룰 위반 등 기소 사항 대상이라고 앞다퉈 보도했다.


앞서 맨시티는 지난 2018년에도 풋볼리스크의 폭로에 의해 FFP 룰 위반 스캔들의 당사자가 된 바 있다. 당시에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로 최종 무혐의 판결을 받아냈으나 이번에는 다르다. 일단 CAS를 통한 항소가 불가능하며 영국 고등법원을 통해서 법리적인 다툼을 벌여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시티가 돈으로 쌓아올린 업적은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 AP=뉴시스 맨시티가 돈으로 쌓아올린 업적은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 AP=뉴시스

2008년 UAE의 왕자이자 세계적인 부호 셰이크 만수르가 인수한 맨시티는 ‘막대한 부’를 등에 업고 공격적인 선수 영입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같은 시기 등장한 PSG(파리생제르망)와 함께 무차별적인 영입으로 이적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우려가 쏟아졌고 결국 UEFA가 제동을 걸어 FFP룰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맨시티는 FFP룰을 비웃기라도 하듯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동원해 구단의 운용 자금을 극대화했고 결국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감시에 걸리고 말았다.


매우 무거운 징계가 예상되고 있다. 맨시티에 대한 혐의가 입증된다면 승점 삭감, 벌금 등의 징계는 물론 우승 타이틀 박탈, 더 나아가 프리미어리그 퇴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맨시티는 리그 사무국이 지적한 2009-10시즌부터 2017-18시즌까지 9시즌 간, 선수 영입에만 약 14억 4000만 유로(약 1조 9476억원)를 퍼부었다. 그리고 같은 기간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는 물론 FA컵 1회, EFL컵 3회의 화려한 업적을 쌓았다.


하지만 정당하지 못한 방법에 의한 명성 쌓기였고 결국 돈으로 제국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클래스까지는 사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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