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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못 뛴 오현규·박지수의 유럽행, 결국 선수 의지 [기자수첩-스포츠]


입력 2023.02.04 07:00 수정 2023.02.04 07:00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감독과 구단 설득 나선 오현규, 스코틀랜드 셀틱과 계약

박지수는 거액 제시한 중국 유혹 뿌리치고 포르투갈리그 진출

큰 무대 갈구하는 마음과 도전 정신 있다면 충분히 유럽행 가능

셀틱에 입단한 오현규. ⓒ 셀틱FC 셀틱에 입단한 오현규. ⓒ 셀틱FC

유럽축구 겨울 이적시장이 막을 내렸다. 즉시 전력감을 원하는 유럽구단들이 거액을 들여 수준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나선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태극전사들의 유럽 진출은 생각보다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끝난 뒤 열린 이적시장서 축구대표팀의 16강 진출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실제 이번 이적시장을 통해 유럽에 진출한 선수는 공격수 오현규(셀틱)과 수비수 박지수(포르티모넨스) 단 둘 뿐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카타르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지난달 말 셀틱과 계약한 오현규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K리그서 활약하다 유럽으로 진출하는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오현규는 지난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벤투호의 27번째 선수로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려 대회를 함께 했지만 끝내 최종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해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박지수는 중앙수비 자원으로 대표팀에서 김민재(나폴리)와 김영권(울산현대)의 뒤를 잇는 제 3의 수비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월드컵 최종명단 발표 직전 치른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서 발목을 다쳐 카타르 월드컵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월드컵 무대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오현규와 박지수의 유럽행 의지는 누구보다 강했다.


당초 오현규의 원소속팀 수원삼성은 팀 사정상 한 시즌만 더 뛰고 유럽무대로 진출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오현규는 전지훈련 중에 이병근 감독의 방을 4번이나 찾아가 유럽행 의지를 피력했고, 결국 구단도 선수의 이적을 허락했다.


포르티모넨스에 입단한 박지수. 포르티모넨스 SNS 캡처. 포르티모넨스에 입단한 박지수. 포르티모넨스 SNS 캡처.

12월 김천 상무를 전역하며 군복무를 마친 박지수는 돈의 유혹을 뿌리쳤다.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은 그에게 중국과 중동 등에서 러브콜이 이어졌다. 당초 거액을 제시한 중국 우한행이 유력했지만 그는 돈보다는 꿈을 쫓았다.


서른을 앞두고 있는 박지수에게 ‘도전’이라는 단어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 리스크를 감수하고 꿈을 택했다.


대표팀 핵심 수비수 김민재는 카타르 월드컵 직후 유럽파가 많은 일본 축구를 부러워했다.


일본은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에 편성됐지만 독일과 스페인을 격파하고 당당히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일본은 월드컵 최종엔트리 26명 중 무려 19명을 유럽파로 채울 정도로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왔다. 반면 한국의 유럽파는 8명뿐이었다.


한국이 일본보다 유럽파 숫자가 적은 이유는 선수들의 병역 문제, 연봉 등 현실적인 조건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도전 정신 결여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른바 유럽서 빅리그로 불리는 5대리그(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가 아니면 선수나 구단들이 명분을 내세우며 이적을 꺼린다.


이 가운데 월드컵을 뛰지 못한 오현규와 박지수의 유럽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은 나란히 유럽 중소리그로 진출했다. 첫 발을 내딛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다. 결국 대표급 선수들의 유럽행은 스스로의 의지에 달렸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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