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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지배구조 개선’ 태풍의 눈 부상한 은행株


입력 2023.02.02 07:00 수정 2023.02.02 07:0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셀프 연임·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低 배당·평가…주주환원 요구 봇물

5대 은행. ⓒ각 사 5대 은행. ⓒ각 사

은행주에 대한 주주가치 제고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환원 요구에 이어 대통령까지 나서 지배구조 개선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드라이브를 걸 조짐인 가운데 은행주가 이를 가속화할 ‘방아쇠(트리거)’가 될지 관심을 모은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시장이 한 목소리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요구하고 있어 은행주가 본보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지적되는 ▲취약한 지배구조 ▲낮은 배당 ▲회계 불투명성 ▲단기투자성향 ▲높은 변동성 ▲지정학적 위험 등의 요인을 상당 부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윤석열 대통령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직접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당혹감을 표출하고 있으나 시장에선 은행들의 지배구조가 개선돼야 한다는 대전제는 수긍하는 분위기다.


최근 일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셀프 연임’ 문제를 둘러싼 부정적 인식이 확산한 탓이다. 다만 정부의 은행이 사기업과 구분되는 공공재라는 인식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윤 대통령이 거론한 ‘스튜어드십(Stewardship)’에 대해선 기관의 의결권이 늘어나 투명한 경영을 유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결국 연금 사회주의 아니냐는 비판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스튜어드십’은 기관투자자가 투자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행동 지침을 말한다.


윤 대통령은 ‘주인 있는 기업’에 대해선 “스튜어드십이 과도하게 작동되면 연금 사회주의화 시키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과거 정부 투자 기업 내지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소위 ‘스튜어드십’이라는 것이 작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직접 언급하고 있다.ⓒ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직접 언급하고 있다.ⓒ대통령실

정부가 띄운 은행의 거버넌스 이슈는 주주가치 훼손 문제와 직결돼 파급력이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유분산 기업 회장의 셀프연임 등 지배구조 문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거버넌스 개선은 물론 주주환원책을 강화하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은행들이 대출을 제한하거나 위기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으면서도 배당 성향은 낮게 유지해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다는 지적이다.


행동주의 펀드는 은행을 압박하며 주주환원 요구 관철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얼라인파트너스는 7개 은행지주가 모두 주주 관점에서 납득 가능한 자본배치정책과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구속력 있는 방법으로 공식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은행주의 낮은 배당성향이 주가 상단을 제한시키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낮은 배당성향은 주식의 가치에 부정정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기업의 현금 창출력 등 본질 적 가치에 기반한 주식 투자 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줘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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