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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오지영 출전 불가 조항,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2023.01.27 08:12 수정 2023.01.27 08:13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오지영, 친정팀 GS칼텍스전 출전 불가 조항

표준계약서에 의거해 선수 기본권 침해 논란

기본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오지영 트레이드. ⓒ KOVO 기본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오지영 트레이드. ⓒ KOVO

프로배구 오지영의 트레이드를 놓고 계약 위반 논란이 불거져 문화체육관광부가 유권 해석에 나선다.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26일 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페퍼저축은행은 오지영을 영입해 전력 강화를 꾀하고, GS칼텍스는 2024-25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방식이었다.


이후 약 한 달이 흘렀고 오지영은 페퍼저축은행에 녹아들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보였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4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오지영의 결장을 발표, “트레이드 당시 오지영을 올 시즌 GS칼텍스와의 잔여 경기서 투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이 또한 계약서에 명기했고 한국배구연맹(KOVO)이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트레이드를 승인했기 때문에 규정에 어긋나는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서 선수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 아닌가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21년 6월 고시한 '프로스포츠 표준계약서'에 의거하면 오지영의 친정팀 경기 출전 불가 조항은 논란의 소지가 분명하다.


'프로스포츠 표준계약서'는 선수의 권익을 보호하고 공정한 계약문화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으며 현재 프로배구를 포함한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이에 맞춰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표준계약서 제4조(구단의 의무) 3항에 따르면, “구단은 프로스포츠 선수로서 능력 외에 인종, 국적, 출신 지역, 출신학교, 외모 등의 사유로 선수를 경기, 훈련에서 배제하는 등의 차별적인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 명기하고 있다.


여기에 제19조(트레이드) 1항인 “구단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본 계약보다 선수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트레이드 계약을 체결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부분도 위반의 소지가 있다.


오지영은 지난 23일 GS칼텍스전에 결장했다. ⓒ KOVO 오지영은 지난 23일 GS칼텍스전에 결장했다. ⓒ KOVO

만약 오지영이 올 시즌 GS칼텍스와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에서 손해를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개인 기록 및 타이틀 경쟁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다. 즉, 선수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당하는 셈이다.


순위 경쟁 중인 팀들도 불리함을 얻게 된다. 오지영은 국가대표에 합류할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보유한 최정상급 리베로다. 만약 친정팀과의 맞대결서 나서지 못한다면 GS칼텍스는 보다 유리함을 안고 페퍼저축은행을 상대할 수 있다.


반면, 오지영은 정상적으로 다른 팀과의 경기에 나설 수 있는데 GS칼텍스와 순위 경쟁을 벌이는 한국도로공사, KGC인삼공사에는 불공정이 될 수 있다. 이는 GS칼텍스가 반사이익을 누리게 돼 공정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결국 KOVO는 “선수 권리보호 측면 등에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바 문체부 질의를 통해 명확한 유권해석을 요청하고자 한다”며 “결과를 토대로 신속히 규정을 제·개정하는 등 구단들과 함께 발전 방향을 논의하겠다”라고 전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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