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롯데전 승리로 KIA는 4위 롯데와의 승차를 2.5게임까지 좁히는 데 성공했다. 멀게만 느껴지던 4강 진출이 드디어 가시권에 들어온 것.
KIA는 5월 중순만 해도 3할 초반의 한심한 승률로 꼴찌를 다투던 팀이다. 그러나 두 달 만에 4강 싸움에 도전장을 내밀 정도로 반전에 성공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윤석민(21)-이범석(22) ´원투펀치´의 활약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수렁에 빠진 KIA를 살린 건 바로 이들 영건 선발 투수들의 힘이다.
KIA의 선발투수 윤석민.
선발진 붕괴 딛고 되살아난 KIA
KIA는 시즌을 앞두고 계획했던 선발투수 후보 6명 가운데 4명이 시즌 도중 전력에서 이탈하거나 팀을 떠났다. 좌완 전병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 끝에 트레이드 됐으며, 외국인 투수 호세 리마 역시 2군을 오르내리다 결국 퇴출당했다. 5선발 후보로 거론되던 정민태는 끝내 부활하지 못하고 얼마 전 은퇴를 선언했다.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서재응은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군으로 내려간 상태.
이들은 지난해 ´꼴찌´였던 KIA를 단숨에 4강 예상 후보로 올려놓은 주역들이었다. 그러나 KIA의 화려한 ´이름값 선발진´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고 무너졌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특히 그 중심에는 선발투수가 있다. KIA의 선발진이 조기 붕괴됐다는 것은 올 시즌 희망이 사실상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도저히 회생할 수 없어 보이던 KIA는 끈질기게 되살아났다.
4월 8승 17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꼴찌로 추락했던 KIA는 5월을 14승 11패로 마감하며 탈꼴찌에 성공하고 6위까지 올라섰다. 6월에는 11승 12패로 주춤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8승 4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5위까지 치고 올라와 4위권 진입을 가시권에 두게 됐다.
KIA가 포기하지 않고 기어코 4강 문턱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데에는 바로 윤석민-이범석, 두 젊은 선발투수의 역투 때문이다.
KIA의 선발투수 이범석.
KIA를 구해낸 윤석민-이범석 ´원투펀치´
지난해 불운을 딛고 올 시즌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거듭난 윤석민은 10승 4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 다승 2위 평균자책점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윤석민이 무너진 선발진의 버팀목이 돼준 덕분에 KIA는 시즌 초반 위기를 버텨낼 수 있었다.
윤석민은 KIA가 위기를 겪었던 4월과 5월 두 달 동안 모두 11번을 등판했다. 그중 9번이 팀이 패배한 다음 경기 등판이었고, 그 가운데 7번의 경기에서 팀에 승리를 안겨줬다. 시즌 초반 연패의 위기를 7번이나 끊어 낸 것이다. 4월 초순 KIA의 7연패를 끊어준 투수도 윤석민이었다. 윤석민이 에이스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다면, KIA는 버텨내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이범석의 활약도 윤석민에 못지않다. 개막 이후 중간계투로 나서다 선발진이 무너진 4월 후반부터 본격적인 선발로 출장한 이범석은 6승 6패 평균자책점 2.67의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16일 롯데전 승리와 함께 규정이닝에 진입한 이범석은 평균자책점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린 상태.
선발 진입 초기였던 5월 평균자책점이 4.56으로 다소 안정감이 부족했던 이범석은 선발에 적응하면서 갈수록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이범석의 최근 5경기 평균자책점은 2.27이며, 최근 3경기 평균자책점은 0.38에 불과하다. 23.2이닝 동안 단 1자책점만을 허용했다. 특히, 1안타 완봉승을 거둔 지난 4일 삼성전은 최근 이범석의 상승세가 어느 정도나 무서운지를 말해주는 경기였다.
대체 선발이었던 이범석이 완벽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KIA는 윤석민-이범석의 ´원투펀치´를 완성할 수 있었다. KIA의 새로운 ´원투펀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기 때문. 이들은 프로야구에서 가장 어린 ´원투펀치´다.
KIA는 또 다른 ´에이스´ 서재응이 1군으로 올라오기도 전에 어린 ´원투펀치´의 힘으로 여기까지 올라왔다. ´가을의 질주´를 조심스럽게 예측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라는 말이 유효하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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