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멸종위기 Ⅱ급 양비둘기 방사 후 번식 확인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2.12.14 12:01  수정 2022.12.14 12:01

방사한 양비둘기 첫 자연 번식

국립생태원이 방사한 양비둘기가 전남 고흥 인근 해안가 갯바위 절벽에서 번식해 새끼를 키우고 있는 모습. ⓒ국립생태원

국립생태원은 지난여름 전남 구례군에서 고흥군으로 이전해 방사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양비둘기 2개체가 번식에 성공한 것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양비둘기 2개체는 원래 전남 구례 야생에서 서식하던 개체였다. 고흥군에 양비둘기 개체 수가 급감(5개체 미만)해 지역적 절멸 위기에 처하자 개체 수 증식을 위해 이전 방사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지난 8월 구례에서 살던 양비둘기 2개체를 포획해 고흥 방사장에 이전했다. 2개월 동안 현지 적응을 한 후 9월에 고흥 인근 해안에 방사한 후 관찰했다.


연구진은 약 2달 후인 10월 23일 방사한 암컷이 고흥 인근 해안가 갯바위 절벽에서 새끼 양비둘기 2마리를 키우고 있는 것을 포착했다. 방사한 양비둘기의 첫 자연 번식이다.


이번 시범 연구를 통해 건강한 야생 개체군을 일부 이전해 약화한 소규모 개체군을 증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최초로 입증했다.


국립생태원은 “지역적으로 절멸 위기에 처한 고흥군에서도 양비둘기가 안정적으로 증식할 수 있다는 청신호가 켜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구례 화엄사 양비둘기 공존협의체’ 협력도 이번 연구에 도움이 됐다. 협의체는 2019년부터 6개 기관과 단체가 공동 구성한 기구로 전남 지역 양비둘기 서식지 보전을 위한 생태연구, 증식관리, 대국민 인식증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80년대까지 양비둘기는 한반도 전역에 서식하는 텃새였으나, 집비둘기와 경쟁과 잡종화 등으로 인하여 개체 수가 급감했다. 현재는 전남 구례(60여 개체), 경기도 연천(100여 개체), 전남 고흥(5여 개체) 등 일부 지역에만 서식이 확인되고 있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와 개체군 보전 기술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양비둘기 보전계획의 이행력 강화로 양비둘기를 성공적으로 복원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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