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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중동에 공 들이는 이유


입력 2022.12.06 16:00 수정 2022.12.06 16:00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UAE, 사우디 등 중동 부국 정상급 리더들과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성장동력 확보 의지 다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월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차담을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월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차담을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동의 정상급 리더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현지 네트워크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잇따르며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려있는데다, 저성장 시대에도 오일머니가 마르지 않는 중동은 우리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이재용 회장은 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Al Dhafra)주에 위치한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공사 진해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현장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원전 방문에 앞서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 중동 지역 법인장들을 만나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사업 기회가 많은 중동 부국의 유력 인사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아부다비에서 열린 비공개 포럼에 참석해 무함마드 빈 자이드 UAE 대통령(당시 아부다비 왕세제)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전세계에서 각계 방면에서 전문가들이 오셔서, 전세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각 나라나 산업들에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힌바 있다.


이 회장은 이보다 앞선 2019년 2월에는 아부다비에서 빈 자이드 대통령을 만난데 이어,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답방한 빈 자이드 대통령을 맞아 반도체 생산 라인과 5G 장비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두 사람은 ▲차세대 이동통신 ▲반도체 ▲인공지능 등 신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 자이드 대통령은 “인류의 삶을 질을 높이기 위해 이곳(삼성)에서 이뤄지고 있는 혁신과 최신기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UAE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데 큰 관심이 있으며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들을 응원한다”고 방문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5월 별세한 고(故) 셰이크 할리파 빈 자이드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빈소가 마련된 용산구 주한 아랍에미리트 대사관을 찾아 조문하며 UAE와의 각별한 인연과 친교를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은 과거 부르즈 칼리파(삼성물산), 정유 플랜트(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엔지니어링 분야를 중심으로 UAE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왔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향후 5G, 반도체 등 ICT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이재용 회장의 중동 정‧재계 인사들과의 돈독한 네트워크는 삼성의 아랍 시장 개척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사업 협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9년 6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를 승지원에서 만나 미래 성장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승지원은 이건희 선대회장이 1987년 이병철 창업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했던 곳이다.


당시 재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삼성과의 협력을 얼마나 크게 기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이벤트로 평가했다.


특히 사우디 측은 이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AI, 5G, 시스템 반도체 등 삼성의 미래 비전에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빈 살만 왕세자가 승지원까지 찾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19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에도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 11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초대형 스마트시티 개발 사업인 네옴시티 관련 협력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의 잇따른 만남은 삼성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이 회장과 사우디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이끌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 사이에 ‘상호 협력’ 시너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방에 돈줄이 막힌 상태에서 막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네옴시티와 각종 산업단지 등 개발 붐이 새롭게 일고 있는 중동은 우리 기업들에게 활로를 열어줄 수 있다”면서 “다들 중동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총수의 인적 네트워크는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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