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발끝서 시작된 추격전, 3년 전 골든보이가 돌아왔다

후반 11분 교체투입 돼 1분 만에 조규성 헤더골 어시스트

정교한 킥 능력과 투쟁심 발휘하며 대추격전 이끌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가나 진영으로 쇄도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019년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고 골든볼(MVP)까지 수상했던 이강인(마요르카)이 성인 월드컵 무대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서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1무1패를 기록한 한국은 H조 최하위로 떨어지며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한국은 전반 시작부터 맹공을 가하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가나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하면서 반격을 허용했다.

결국 전반 24분 세트피스 상황서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에게 첫 실점을 내줬고, 전반 34분에는 모하메드 쿠두스(아약스)에게 헤더로 추가 실점하며 전반을 0-2로 끌려갔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후반 들어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강인 카드를 일찌감치 꺼내들었다. 지난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서 후반 29분에야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던 이강인은 가나를 상대로는 후반 11분에 투입됐다.

그라운드를 밟은 이강인이 자신의 존재감을 보이는 데는 단 1분이면 충분했다. 왼쪽 측면에서 적극적인 압박으로 공을 빼앗은 이강인은 지체 없이 문전으로 낮고 강한 크로스를 올렸다. 날카로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공을 조규성(전북)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추격의 시작을 알렸다.

이강인 투입 이후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벤투호는 조규성이 3분 만에 김진수(전북)의 크로스를 받아 다시 한 번 가나의 골망을 흔들며 역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23분 모하메드 쿠두스에 통한의 역전골을 허용하며 다시 끌려갔고, 이후 총공세를 펼쳤지만 가나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패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비록 팀은 패했지만 이강인의 활약은 빛났다. 코너킥을 도맡아 처리한 그는 날카로운 킥을 수차례 문전으로 보내며 위협적인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2-3으로 끌려가던 후반 30분에는 손흥민(토트넘)이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처리해 위협적인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히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동점을 위해 이강인은 사력을 다해 뛰었다. 전방에서부터 적극적인 압박과 몸싸움으로 공 소유권을 되찾아왔고, 코너킥을 차러 할 때는 관중석을 향해 응원을 유도하며 한국의 추격전을 주도했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강인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경기 후반 조커로 신임을 얻고 있다. 3년 전 골든보이가 마침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