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시범·목동신시가지 등 주요 노후단지 재정비 물꼬
재건축 안전진단 등 정비사업 걸림돌 '여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대대적인 추가 규제 완화 필요"
서울 도시정비사업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장기간 멈춰있던 주요 노후 단지들이 재건축·재개발에 속속 첫발을 떼면서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서울 도시정비사업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장기간 멈춰있던 주요 노후 단지들이 재건축·재개발에 속속 첫발을 떼면서다.
18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고 용산구 보광동 360 일원 한남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밑 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이로써 한남뉴타운 내 마지막 남은 정비구역도 서울시 심의를 통과, 재개발에 본격 착수하게 됐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한남4구역은 용적률 226% 적용, 해발 90m 범위 내에서 남산의 7부 능선을 넘지 않도록 지상 최고 23층, 총 2167가구(공공주택 326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이보다 앞서 양천구 일원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안이 최종 통과됐고,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는 등 서울 대표 노후 단지들의 정비사업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정비사업 추진에 속도 조절을 하던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재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재건축·재개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이전 정부에서 정비사업이 좌절된 나머지 단지들도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일부 규제를 풀어준 데 이어 연내 발표를 예고한 안전진단 규제 완화 수위에 집중한다.ⓒ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업계에선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일부 규제를 풀어준 데 이어 연내 발표를 예고한 안전진단 규제 완화 수위에 집중한다. 올 들어 주택경기 침체로 정부가 규제 완화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 수 있는 만큼 대대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현행 안전진단은 A~E등급으로 나뉘는데 D등급(조건부 재건축) 이상을 받아야 정비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 이전 정부에선 집값 자극을 우려해 안전진단 기준에서 구조안정성 비중을 20%에서 50%로 올리고,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경우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2차)를 거치도록 했다.
목동신시가지 역시 이번에 재건축 청사진은 마련했으나 6단지를 제외한 13개 단지 역시 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노후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 일원 상계주공아파트 역시 16개 단지 가운데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곳은 5단지가 유일하다.
정부는 올 연말께 안전진단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조안정성 비중을 50%에서 30%로 낮추고 주거환경 배점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또 적정성 검토를 지자체 재량에 맡기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노후 단지 재정비가 순항해 정부가 목표한 도심 내 주택공급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6월과 9월 분상제 개선안과 재초환 합리화 방안이 마련됐으나,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지적이 적지 않단 점에서다.
이태희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이 매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입지의 수요는 여전하다"며 "정부의 제도개편 방향은 대체로 긍정적이나 분상제, 재초환 등 제도개편 폭이 충분한지는 추가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당수 정비사업 현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과도하고 경직된 규제만 완화해도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정책 취지와 현장과의 괴리로 인한 사업 지연, 불필요한 비용상승 등 부작용이 심각한 만큼 대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어느 정도 규제를 풀긴 했으나 정비사업 추진에 유의미한 변화를 줄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시장 분위기가 한풀 꺾이면서 재건축, 재개발로 인한 집값 불안 가능성이 적은 만큼 정부가 좀 더 과감하게 규제를 푸는 것도 고려해봄직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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