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없는 퇴직자 전기차 할인 혜택 우선 도입
소멸 앞둔 내연기관 할인혜택 축소해도 오히려 이득
50세 미만 젊은 조합원 2차 합의안 찬성 많을 듯
기아 오토랜드 광명(옛 소하리공장) 전경.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기아 노사가 2022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2차 잠정합의에 성공했다. 최종 타결까지는 조합원 찬반투표라는 관문을 앞두고 있지만 형제 회사인 현대자동차에는 없는 정년퇴직자 전기차 할인 등 1차 잠정합의안보다 한층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어 타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기아 노조)에 따르면, 전날 2차 잠정합의안이 도출됨에 따라 오는 18일 오후 1시 40분부터 5시 40분까지 이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 집행부는 “전기차 구입 및 차량 할인 관련해 최선을 다해 합의했다. 무엇이 조합원의 실익을 지키는 길인지 고민해 최종안을 수용했다”면서 조합원들의 동의를 구했다.
2차 합의안에는 지난 1차 합의안에서 의견일치를 본 ▲기본급 9만8000원(호봉승급분 포함) ▲경영성과금 200%+400만원 ▲생산·판매목표 달성 격려금 100% ▲품질브랜드 향상 특별 격려금 150만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수당 인상을 위한 재원 마련 ▲무상주 49주 지급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여름휴가비 30만원에서 80만원으로 50만원 인상 ▲우리사주 3000억원 출연 ▲주택구입시 대출 6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전세대출은 3000만원→5000만원) ▲임금피크제 90%에서 95%로 5% 상향 ▲퇴직금 산정시 중식대 120% 인상에 따른 평균 170만원 퇴직금 인상 ▲퇴직자 전기차 구입시 할인혜택 2025년부터 적용 등이 2차 합의안에 새로 추가됐다.
노조 집행부는 성과금 총액만 2662만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퇴직자에 대한 전기차 할인 혜택이다. 1차 합의안 단협 조항 중 노조가 반대했던 일반(내연기관) 차량 할인혜택 축소(2년 주기→3년 주기, 평생→75세까지 제한)는 사측 입장대로 유지됐지만 전기차 할인 혜택 부여를 이끌어내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노조에 유리해졌다.
자동차 시장은 점차 내연기관차 비중을 축소하고 전기차로 전환되는 추세다. 기아도 2035년부터 유럽시장을 시작으로 2040년에는 전세계 주요 시장에서 전동화 차량만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퇴직자에 대한 전기차 할인 혜택이 없는 상태에서 기존 단협이 유지된다면 10여년 뒤부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종이 거의 사라져 퇴직자 차량 할인 자체가 자동 소멸된다. 현재 직원 중 50세 미만인 이들은 사실상 퇴직자 차량 할인 혜택이 유명무실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2025년부터 전기차 할인 혜택을 부여받게 될 경우 전기차 전환이 이뤄져도 퇴직자들에 대한 복지가 유지된다. 일반 차량 할인혜택을 축소하더라도 전기차 할인혜택을 얻어냈으니 오히려 이득인 셈이다.
회사측은 고객대기 수요, 정부‧지자체 보조금 지급 추이, 전가차 라인업 구축에 따른 물량수급 안정화 등을 이유로 불가피하게 3년 뒤부터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할인율이나 주기는 추후 노사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형제 회사인 현대자동차보다 기아가 먼저 퇴직자 전기차 할인 혜택을 이끌어 낸 것도 기아 노조로서는 큰 성과다. 현대차‧기아는 같은 현대차그룹에 속한 완성차 계열사로, 그동안 현대차 노사가 먼저 임단협을 타결하면 기아가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뒤따르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 2차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 가결을 통해 최종 타결된다면 현대차에 없는 퇴직자 복지 조항을 기아가 먼저 도입하게 된다.
현대차는 올해 임금협상(임협)에서 재직 중인 직원의 전기차 구입시 최대 20%의 할인을 제공키로 했지만 퇴직자 할인 혜택은 없는 상태다.
그동안의 관례로 볼 때 내년 임단협에서 현대차도 동일한 복지 혜택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고, 적용 시기의 유예를 둔 만큼 상대적 불이익도 없지만, 동생뻘인 기아가 먼저 도입했다는 상징성은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자연 소멸될 내연기관차 할인 혜택을 더 많이 받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며 “젊은 조합원들은 퇴직 후에도 전기차를 할인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2차 잠정합의안에 찬성표를 더 많이 던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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