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플랫폼 4곳 3분기 기준 규모 2083억원…전분기 대비 4%↑
수익성 물론 브랜드 로열티 형성에 긍정적…"경쟁력 가늠 척도"
이커머스 업계의 선불충전금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쿠팡은 선불충전금 규모가 1000억원에 육박하며 선두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전환 가시화로 이커머스 시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데다 업체들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와 차별화된 상품 큐레이션·콘텐츠 전략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로 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주요 이커머스 업체(쿠팡, 지마켓, SSG닷컴, 배달의민족)가 공시한 올 3분기 기준 선불충전금 잔액 규모는 총 20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대비 약 4% 증가한 수치다.
회사별로 보면 쿠팡이 가장 큰 선불충전금 규모를 자랑한다. 이 기간 쿠팡의 선불충전금(쿠페이머니) 잔액은 870억원에서 909억원으로 4.4% 뛰었다.
SSG닷컴의 ‘SSG페이’는 9월 말 기준 45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약 16.4% 올랐다. 배달의민족(배민페이머니+상품권 합산)도 220억원에서 249억원으로 13.1% 늘었다.
반면 지마켓의 경우 517억원에서 473억원으로 8.5% 감소했다. 스마일캐시 포인트를 SSG페이 선불결제 수단인 SSG머니로 전환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할인 행사때 스마일캐시를 SSG머니로 바꾼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선불충전금은 소비자가 해당 플랫폼에서 쓸 금액을 미리 지급해놓고 사용하는 서비스로, 플랫폼 충성도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즉, 충전금이 많이 쌓여있다는 건 그만큼 플랫폼에서 돈을 쓰겠다는 충성 고객층이 많다는 의미다. 충성고객은 기업의 판매와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처럼 선불충전금 이용이 일상화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들이 비대면 쇼핑에 익숙해진 영향이 가장 크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평균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기 대비 3.8% 늘었다.
한국은행의 ‘2022년 상반기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 자료도 보면 올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7232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0.7% 급증했다. 반기 기준으로 간편결제 이용금액이 7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선불금을 충전해 사용하는 선불전자지급서비스의 이용건수도 올 상반기 2648만건으로 4.4% 늘었다. 이용금액은 13.5% 오른 8017억원을 기록했다.
각 기업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와 차별화된 상품 큐레이션·콘텐츠 등이 시너지를 내면서 두터운 지지층을 형성하고 강력한 브랜드 로열티를 형성한 점도 한 몫 한다.
쿠팡은 로켓와우, 지마켓·SSG닷컴은 스마일클럽, 11번가는 우주패스 슬림 등 각각 유료멤버십을 운영하며 더 많은 할인율과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SSG닷컴은 쇼핑 영상 큐레이션 서비스 ‘쓱티비(SSG.TV)’를 통해 고객의 관심도가 높은 최신 트렌드와 유익한 정보를 선보이고 있다.
▲인플루언서와 인기 패션·뷰티 브랜드를 제안하는 ‘워너비’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소개하는 ‘힙스토랑’ ▲SSG닷컴 바이어가 엄선한 추천 상품과 실제 사용기를 담은 ‘MD톡’ 등이 대표적이다.
SSG닷컴은 신선식품부터 하이엔드 명품에 이르는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충성도가 기업의 지속성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비대면 쇼핑에 익숙해졌고 기업들이 충전금 예치를 유도하기 위해 적립 이벤트 등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선불충전금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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