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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세면 원금 까먹고 빚만"…'하락집값'에 "일단 버텨보자"


입력 2022.08.10 05:48 수정 2022.08.09 17:18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서울 아파트 매물 6만1613건, 한달 전 대비 5.6% 줄어

"이 가격엔 안사" vs "이 가격엔 못팔아", '눈치보기' 치열

최근 집값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작년와 재작년 '막차수요'로 매수행렬에 올라탔던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뉴시스 최근 집값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작년와 재작년 '막차수요'로 매수행렬에 올라탔던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뉴시스

# A씨는 보유자금 2억원에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각종 대출을 끌어모아 재작년 경기도에서 7억원 대에 아파트를 매입했다. 그러나 지난 7월 A씨가 매수했던 주택형이 5억5000만원에 팔리며 빚만 남게 됐다. 시세도 이에 맞춰 떨어지면서, 팔려던 계획을 접었다.


최근 집값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작년와 재작년 '막차수요'로 매수행렬에 올라탔던 집주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대출을 제외하고 투자한 원금을 넘어선 하락이 이뤄졌기 때문인데, 큰 손해를 보고 지금 매도하기 보다는 좀 더 버텨보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매수심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매도심리 마저 주춤하면서 눈치보기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1613건으로 집계됐다. 한달 전(6만5100건)과 비교해 5.6%가 감소한 수준이다.


용산구를 제외하고 서울 25개 구 모두 매물이 줄었다. 구별로는 서초구가 4389건에서 3952건으로 10% 감소했고, 서대문구 2307건에서 2104건으로 8.8% 줄어들었다. 영끌족이 몰렸던 노원구도 5316건에서 4935건으로 7.2% 줄며 큰 폭의 감소폭을 보였다.


이 같은 배경에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개편과 함께 집값 하락이 거듭되면서 매수 금액보다 시세가 내려가자 '본전심리'가 작용하면서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들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거래가를 보면 이전 거래가에 비해 반토막이 난 경우도 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푸른마을 인덕원 대우 전용 84㎡형은 지난달 종전 신고가(12억4000만원) 대비 40% 가량 하락한 7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수원 광교 중흥S클래스 전용 109㎡는 올해 5월 20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이는 직전 거래가 25억1000만원(올해 4월)보다 5억원 가량 낮은 금액인데 한달새 수억원이 떨어진 것이다. 또 직전 신고가 27억원 대비 약 7억원 하락했다.


평촌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9억 10억 하던 곳이 7억원대로 내려가니 지금 팔면 원금도 못 건진다. 이 가격에는 못 팔겠다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 금액간 간극이 커지면서, 시장에 냉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작년 쯤 뒤늦게 매수한 집주인들은 현 시세로 팔면 원금마저 손실을 보고 은행의 빚만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가격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며 "아마 이들은 지금 팔기보다는 버티려고 하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보기 장세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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