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상장 제한에 속도…IPO에 주주보호 적용 ‘주목’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2.07.28 05:00  수정 2022.07.28 09:56

새로운 주주보호 정책 연내 마련 예정

4년 전 물적분할 사례 적용 여부 이목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권협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금융당국이 물적분할을 통한 ‘쪼개기 상장’ 제동에 나선다. 주주보호 강화와 코리아 디스카우트 해소 차원이다.


최근 공모 대어 중 상당수가 물적분할 사례였던 만큼 향후 기업공개(IPO)시장의 분위기는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진행될 예정인 SSG닷컴 IPO는 주주보호 정책이 적용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상장심사를 강화하고 물적분할 시 주주에 대한 보호 노력이 미흡한 기업에 대해 주식 시장 상장을 제한할 방침이다. 세부 추진방안은 올해 안에 순차적으로 발표된다.


당국은 이와 함께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신주 우선 배정안 도입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주주보호에 힘을 실을 수 있는 법안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법무부는 기업의 물적분할로 피해를 보는 소액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하반기 내 상법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당국의 물적분할 제한 조치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SSG닷컴은 IPO 이전에 세부사안들이 정리될 수도 있다. 이에 SSG닷컴이 새로운 주주보호 정책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SSG닷컴은 당초 연내 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 준비를 진행해 왔지만 최근 증시 침체 등으로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증권업계에서 추정하는 SSG닷컴 기업가치는 9조~10조원으로 평가된다.


SSG닷컴은 지난 2018년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를 각각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오프라인 유통 사업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조치였다.


시장은 SSG닷컴 설립이 과거 물적분할 사례인 만큼 이번 IPO에 당국의 새로운 정책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지켜볼 방침이다.


모(母)회사인 이마트는 SSG닷컴이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몰 사업의 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지난 2018년 물적분할을 해 독자적으로 사업을 키워온 점을 강조하며 물적분할 이슈랑은 결이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는 올 초 주주총회에서 “SSG닷컴의 성장이 이마트에 힘이 된다는 우리의 믿음으로 자본시장을 설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SG닷컴이 이마트 주가에 미칠 영향을 두고서는 주주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관측된다.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크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SSG닷컴의 IPO 실패가 이마트 주가에 발목을 잡을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27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자회사 물적분할, 동시상장 시 주주보호 방안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올 들어 정치권과 당국의 압박에도 물적분할은 여전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SSG닷컴의 선례가 ‘상장 제한’ 여부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최근 이렌드리테일은 하이퍼마켓 사업 부문과 패션 사업 부문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유통사업의 전문역량 강화를 위해 사업부 재편이다. 한화는 방산부문 물적분할 및 관계사와의 합병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상장회사가 물적분할 할 때 상장할 것인지 계획을 밝히고 주주와 충분히 소통할 것을 (당국이) 요구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회사는) 단순히 주주와 소통만 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인적분할과 비교해 물적분할, 동시 상장이 기업가치, 주주가치에 더 유리한 이유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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