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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부담 ‘무인화’ 가속 붙을까…“로봇이 만들고 키오스크가 결제”


입력 2022.06.24 07:09 수정 2022.06.23 19:45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 중

업계, 인건비 부담 가중될까 우려

기술력 바탕, 무인화 전환에 속도

CU 바이셀프 100호점 이미지ⓒCU CU 바이셀프 100호점 이미지ⓒCU

무인화가 일상이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면서 편의점과 마트에서 시작된 무인화 바람이 카페 등 외식업 뿐 아니라 업태를 가리지 않고 넓어지고 있다. 내년에도 최저임금 부담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21일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은 제5차 전원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초 요구안으로 1만890원을 최저임금위에 제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1730원(18.9%) 많은 금액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월 노동시간 209시간 적용) 227만6010원이다.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현재 9160원으로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은 1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심의 법정기한이 오는 29일로 임박한 가운데, 최저임금에는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취업자증가율이 반영될 예정이다.


인건비 부담의 가중은 무인화 속도를 더욱 부추기는 요소가 됐다. 최근 2년 동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최저임금 상승의 이유도 적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직원이 상주하지 않아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크다.


특히 자영업자 입장에서 무인점포는 다양한 매력요소를 지닌다.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고, 직원 교육이나 관리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기술 진화가 뒷받침 되면서 인력의 한계를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다.


현재 유통업계에서 가장 무인화가 보편적으로 자리잡은 곳은 편의점이다. 편의점은 그동안 점포 무인화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왔다. 낮 시간에는 점원을 두고, 야간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야간 무인) 점포 위주로 늘렸다. 현재 국내 편의점 중 약 2400개 매장이 이 점포다.


무인 편의점 도입은 가맹점의 운영력 제고에 주안점이 있다. 대부분 1인체계로 움직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인력 손실없이 점주의 수고를 덜까” 하는 데서 출발했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이란 편의점 업태를 유지하기 위한 이유도 한 몫 했다.


아워홈이 운영하는 성남시 분당 소재 구내식당 내 테이크아웃 전용 무인 판매 플랫폼 ‘픽앤조이’ 매대 전경. ⓒ아워홈 아워홈이 운영하는 성남시 분당 소재 구내식당 내 테이크아웃 전용 무인 판매 플랫폼 ‘픽앤조이’ 매대 전경. ⓒ아워홈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무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비대면 주문 방식인 키오스크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구내 식당에 무인 자판기를 들이는가 하면, 로봇을 활용해 음식을 만들어 서빙을 하고, 무인 계산기를 빠르게 늘려가는 추세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지난해 무인매장인 ‘롯데리아 L7홍대점’을 열었다. 이 매장은 키오스크로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면 로봇이 곧바로 제조하고, 고객은 영수증 바코드로 제품을 직접 수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근에는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2017년 880개에 불과했는데 최근 4000개까지 생겨났다. 냉동 제품이라 재고 관리가 쉽다는 장점 때문에 무인화가 빨리 이뤄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태를 가리지 않고, 무인자판기 도입 역시 가팔라지고 있다. 단순 과자나 간편식 자판기를넘어 최근에는 성인 인증 때문에 무인 점포에서 팔기 어려웠던 주류의 무인 판매가 시작됐다. 국내서는 편의점 업계가 지난해 처음으로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를 들였다.


배달도 사람이 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8월 세종시에서 드론 배달 서비스 상용화를 실시했다. 드론 배달 서비스는 도미노피자 공식 어플리케이션에서 배달 주문, 도미노스팟을 선택 후 드론 전용 도미노스팟인 세종호수공원을 지정할 경우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협동로봇이 도입된 교촌치킨 송도8공구점을 오픈했다. BBQ는 서울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인 헬리오시티 인근 매장에 자율주행로봇 '푸드봇'을 도입했고, CJ푸드빌은 국수 전문점 제일제면소 서울역사점에 서빙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서는 앞으로 이런 분위기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력이 갈수록 정교하게 진화하고 있는 데다,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면서 영업의 어려움과 영업손실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 대대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등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외식 업종 창업 시 최소 인원 기준을 대폭 낮추기 위한 노력들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주방 내 자동화 설비를 증설하고, 효율적 동선을 위한 매장 인테리어 등 인력 최소화를 위한 노력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도 배달과 포장을 메인으로 하는 형태의 가맹 모델이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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