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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일축에도, 계속되는 아시아나 합병 '무산설'…왜?


입력 2022.05.26 06:00 수정 2022.05.25 16:32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아시아나, 독자 생존 가능성 있나?

대한항공, '꼭 그렇게까지' 합병할 이유 있을까?

대한항공, 합병 '총력전' 펼치는 이유 있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 ⓒ뉴시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 ⓒ뉴시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과 관련,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 결합 심사가 장기화하면서 일각에서 '합병 무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항공 화물 호조에 힘입어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회복하자,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느니 아시아나항공의 독자 생존을 모색해볼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실적 회복하는 아시아나항공, 독자 생존 가능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분기에 별도기준 매출 1조1466억원, 영업이익 176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1분기를 기준으로는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코로나 방역 규제가 풀리며 여객 수요가 회복되면, 아시아나의 실적 개선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시아나항공의 '독자 생존'을 논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역대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2217%다. 지난 2020년 1343%에서 2021년 2282%로 뛰어오른 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결산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은 코스피 주요 상장사 가운데서 가장 높았다. 한 마디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은 '최악'의 수준이라는 뜻이다.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과 법인세 미납금에 대한 충당금이 설정되면서 재무건전성이 더욱 악화됐는데, 단기간에 이를 개선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열악한 재무구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의 홀로서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 "사실상 몇 년째 '주인없는 회사' 신세인 아시아나항공의 구성원들 역시 빠른 인수만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도 사실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원치 않는다?


양사의 합병 '무산'을 외치는 이들은 대한항공의 입장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이 꼭 '플러스'가 아닐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해외 경쟁당국이 요구할 수 있는 운수권 반납 등의 요구를 들어주면서까지 엄청난 부채 비율의 아시아나항공을 운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다.


만약 해외 경쟁당국에서 일부 노선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할 경우, 대한항공은 미주나 유럽 등 알짜 노선을 국내 다른 항공사에 넘겨줘야 한다. 대한항공은 현재 필수 신고 국가인 미국과 EU, 일본, 중국 등 4개국과 임의신고 국가인 영국, 호주로부터 기업 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실제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가 장거리 노선을 내놓더라도 받아줄 국내 다른 항공사가 별로 없다고 지적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국내에는 저비용항공사(LCC)만 남는데, LCC 중에서는 장거리 노선을 뛸 수 있는 대형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거의 없다. 장거리 노선 운항의 경험 역시 부족해 당장 운수권을 주더라도 이를 받아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지난 2월 양사의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뉴욕·LA·시애틀·런던·파리 등 일부 운수권 및 슬롯을 회수해 다른 항공사에 배분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대내적으로도 대한항공 역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야 할 다양한 니즈는 있다. 우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구축한 우호적 협력 관계를 계속해서 이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산업은행은 기간산업안정기금에서 수조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을 개별 기업으로 남기는 안과, 산업 효율화를 고려해 대한항공과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안 중 후자를 택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합병하기로 하면서 산업은행의 계획을 지지했고, 반대로 산업은행은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든든한 대한항공의 우군이 돼줬다.


대한항공은 정부 및 산업은행과 신뢰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이번 합병에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지난 23일 "해외 기업 결합 승인을 얻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장기적으로는 양사가 합병되면, 스케줄 경쟁력이 좋아지고 여객 화물에 대한 환승 수요도 많이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비비, 조업비, 시설운영비 등 비용 면에서는 '규모의 경제'로 인한 효과가 나게 된다. 무엇보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항공기 가동률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한항공 "올해 안으로 해외 기업결합 승인 받을 것"


업계 일각에서는 양상 통합에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올해' 안으로 현재 기업 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6개국으로부터 승인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비용은 이미 다 마련해 둔 상태다. 대한항공은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만 받으면 속도감있게 인수전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2년 동안은 각자 운영하고, 2년 후엔 '대한항공'이라는 이름 아래 통합이 될 것"이라며 "항공업계 재편을 위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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