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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의 프리미엄 즉석밥, 제일제당·오뚜기 ‘왕좌’ 흔들까


입력 2022.05.26 07:02 수정 2022.05.25 16:17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하림, 즉석밥 시장 점유율 10% 목표

제일제당, 건강밥 라인업 확대 속도

오뚜기, 20% 증량과 다양한 맛으로 승부

더 미식 밥 제품 이미지ⓒ하림 더 미식 밥 제품 이미지ⓒ하림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즉석밥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오뚜기 양강체제로 굳어진 가운데 하림이 초프리미엄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면서 다시 한 번 시장이 가열되고 있다.


하림은 최근 ‘더미식 밥’이라는 초프리미엄 즉석밥을 내놓으며 이 시장에 진출했다. 타사 대비 비싼 가격으로 시장점유율 10%가 목표다. 시중 즉석밥에 들어가는 산도 조절제나 보존료를 넣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100% 국내산 쌀과 물로만 지은 게 특징이다.


하림이 신사업으로 즉석밥을 점찍은 이유는 안정성 때문이다. 국내 즉석밥 시장은 지난 2020년 4000억원을 돌파한 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정 부분 점유율을 확보하면 어느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림은 육계 사업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림이 즉석밥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 즉석밥 ‘순수한 밥(순밥)’을 시장 테스트용으로 출시해 봤지만 기존 제품들을 넘지 못하고 단종 수순을 밟았다. 이번만큼은 즉석밥 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겠다는 게 하림의 포부다.


문제는 가격이다. 하림이 출시한 더 미식 즉석밥 가격은 백미밥(210g) 기준 2300원, 현미쌀밥(180g)은 2800원 수준이다. 이는 같은 용량 기준으로 경쟁사 CJ제일제당 백미밥(1850원)과 오뚜기 백미밥(1380원) 대비 24~66% 높은 수준이다.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김홍국 하림 회장은 “하림의 철학은 신선한 재료로 최고의 식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자연히 가격이 올라 갈 수밖에 없다. '돈을 더 주고 살 것이냐'는 소비자가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햇반솥반 3종 연출컷ⓒCJ제일제당 햇반솥반 3종 연출컷ⓒCJ제일제당

즉석밥 시장은 CJ제일제당(햇반), 오뚜기(오뚜기밥) 양강 구도가 좀처럼 깨지지 않고 있다.


동원 등 식품기업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균열을 내는 데 실패했다. 즉석밥 인지도가 부족한 하림이 닭고기 이미지를 벗고 ‘더미식 밥’을 성공시킬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 점유율 66%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프리미엄 건강밥 라인업을 강화중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 브랜드 헤리티지를 발판 삼아 제품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곡물이나 해산물을 활용한 햇반솥반의 제품 라인업을 7종까지 확대했다.


CJ제일제당은 1996년 ‘햇반’을 내놓으며 이 시장을 열었다. 이후 컵밥과 함께 프리미엄 햇반인 햇반솥반으로 시장을 다양화했다. 햇반솥반은 용기도 집에서 사용하는 밥공기 형태로 만들어 차별화를 꾀했다.


햇반솥반은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누적 기준 약 123만개가 팔렸다. 햇반 역시 꾸준히 판매량이 증가세다.


햇반 매출은 2001년 96억원에서 2015년 2223억원으로 증가했고,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어 2020년 560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6860억원이었다.


경쟁사 오뚜기는 20% 늘린 양과 다양한 맛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오뚜기는 ‘오뚜기밥’의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밥의 매출은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오뚜기컵밥은 소비자들의 요구로 중량을 20% 늘리자 매출이 40% 이상 뛰기도 했다.


식품업계는 향후 즉석밥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쌀 소비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반면 쌀 가공품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1~2인 가구의 증가 등 경제적·사회적 여건이 상품밥 시장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특히 가정에서 직접 밥을 지어 먹으려면 여러 잡곡을 따로 구입해 보관해야 하고, 쌀과 별도로 불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 취향, 입맛,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밥도 골라 먹고자 하는 경향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럴 때 즉석밥은 적절한 대안이 된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즉석밥에 한 그릇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컵밥과 냉동밥까지 가공밥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더 이상 밥솥을 찾지 않을 정도로 기술력으로 무장한 제품이 시장 경쟁의 선두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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