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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식품업계, ‘스마트팜’ 주목…24시 연중생 식량위기 맞선다


입력 2022.04.28 07:32 수정 2022.04.28 09:17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후변화·재배환경 영향 받지 않고 생산

상품 안정적 수급·물가 부담도 낮출 수 있어

대형마트 업계, 스마트팜 농산물 유치 확대

하이트진로,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 나서기도

스마트팜에서 직원이 농작물을 체크하는 모습.ⓒ이마트 스마트팜에서 직원이 농작물을 체크하는 모습.ⓒ이마트

유통·식품업계가 ‘스마트팜’에 주목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작황부진 등으로 재배 환경에 영향 없이 상품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고객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는 것이 업계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 발표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148억 달러(약 18조 47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연 평균 9.8% 성장해 2025년이면 220억 달러(약 27조 4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팜은 빛·온도·습도 등이 인공적으로 설정된 공간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최첨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식물의 성장 과정을 통제하고, 외부 환경을 완전히 차단해 적정 생산량을 원하는 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스마트팜 채소는 매년 반복되는 계절·기후 이슈를 극복할 수 있다. 스마트팜 기술은 매 여름 태풍과 장맛비로 농작물 작황이 부진하거나, 겨울철 한파에 따른 냉해 피해로 채소 시세가 폭등하는 경우 더 부각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통·식품업계는 이상기후 여파에 따른 채소 물량 수급 불안정 이슈가 잦다. 지난해 여름에는 이른 폭염으로 농산물 수급에 비상이 걸렸었고, 재작년에는 이례적으로 비가 많이 왔다. 이 때문에 2020년과 2021년 여름 모두 채소 가격이 크게 치솟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스마트팜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미래 먹거리 산업 신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새로운 첨단 산업 중 하나로 스마트팜을 제시한 바 있다.


스마트팜에서 시스템을 통해 농작물을 관리하는 모습.ⓒ이마트 스마트팜에서 시스템을 통해 농작물을 관리하는 모습.ⓒ이마트

관련 업계는 외부 요인에 생산량이나 상품의 질이 좌우되지 않는 스마트팜 농산물 유치를 확대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애그테크(AgTech· 정보기술을 활용한 농업) 기업과 협약을 맺고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채소나 계란 등을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로메인, 카이피라, 버터헤드, 프릴아이스 등 8종의 ‘유러피안 양상추’를 출시했다. 잦은 이상기후로 수급이 불안정한 채소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이마트는 작년 애그테크기업 ‘엔씽’과 협약을 맺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스마트팜을 통해 내부 공기 순환, 기온·습도 조절 등으로 연중 균일하게 양질의 채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월부터 선보인 스마트팜 작물 3종이 지난해 이마트 8개점에서 8만 개 이상 판매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자평했다.


오현준 이마트 채소 바이어는 “최근 이상기후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팜 농산물을 확대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농산물에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해 고객들이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슈퍼도 최근 스마트팜 전문 브랜드 ‘내일농장’을 선보이고 무항생제 계란을 첫 상품으로 내놨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적화된 사육환경을 조성, 닭의 산란을 돕는 스마트팜인 '가농 바이오'와 협업했다.


일반적으로 무항생제 계란은 산란 이후 포장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풀 콜드체인시스템’으로 생산된다. 롯데슈퍼는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기 직전까지 단 한번도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아 더욱 신선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홈플러스 역시 간석점, 월드컵점 등 리뉴얼 매장 7개점 중심으로 스마트팜 채소 6종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최근 리뉴얼 오픈한 인천 간석점은 스마트팜 실내 재배기를 실제 매장에 구현하기도 했다. 향후 전국 61개 점포로 순차 확대해 판매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식품업계 역시 스마트팜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스마트팜 시스템 개발·판매업체인 ‘퍼밋’에 지분 투자를 한데 이어, 올해도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퍼밋은 약 130개 선도 농가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10년간 축적한 탄탄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 역량을 기반으로 지능형 패키지 온실, 업소용 신형재배기 등 스마트팜 산업의 성장을 이끌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상용화해, 매년 100% 이상의 매출 신장을 이루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해 4월 ‘퍼밋’의 주요 핵심 역량에 주목해 스마트팜 시장과 퍼밋의 빠른 성장에 힘을 실어주고자 성장에 필요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퍼밋을 시작으로 올해도 다양한 분야에 스타트업의 발굴과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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