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의 시선을 가진 스마트폰 촬영에 새 흐름 기대
"기동성·편리성 장점 있지만, 한정적인 기능 아쉬워"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촬영할 때 최대 장점은 가볍고 작동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또 이를 활용해 현장에 신선함을 가져다준다.
'일장춘몽'의 김옥빈은 “‘아이폰으로 촬영을 하는 게 과연 될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라 우려가 좀 있었다. 하지만 완성본을 보니 나만의 걱정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서 아이폰으로 할 때는 편한 기동성과 카메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느낌 때문에 더 편한 느낌이 있었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박정민은 "카메라가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해 좀 더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도 있었다"라고 장점을 언급했다. ".
배우뿐만 아니라 전문 카메라 장비로 촬영을 하다 스마트폰 카메라 촬영에 도전한 감독들도 마찬가지다.
김우형 촬영감독은 “휴대폰으로 촬영할 때의 가장 큰 장점은 준비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이다. 야외에서 좋은 장면을 발견했을 때 세팅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10분만 지나도 상황이 바뀌어 있을 수 있는데 휴대폰은 기동성이 좋아서 바로 원하는 걸 찍을 수 있었다. 심지어 수중 촬영할 때도 휴대폰 비니을 벗기고 물에 담궈 촬영했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본편은 물론 예고편, 메이킹필름, 포스터까지 모든 촬영을 스마트폰으로 진행한 '하트어택'의 김상일 촬영 감독은 “스마트폰이 아니었다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앵글을 담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 일반적인 영화보다 훨씬 많은 장면을 찍을 수 있었다"며 "다양한 앵글을 찍어야 하는 촬영이었는데, 유연하고 빠르게 찍을 수 있어서 편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2010년 학생들과 스마트폰으로 단편영화를 제작하고, 제2회 올레 스마트폰 영화제 심사위원을 했던 정윤철 감독은 "DSLR이 많이 저렴해지고 보편화되는 등 카메라들의 성능이 좋아지고 값이 저렴해지고 있다. 여기서 꼭 스마트폰으로 꼭 찍어야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하겠지만, 휴대전화는 언제 어디서나 찍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스마트폰으로 극장용 영화 수준의 퀄리티를 낼 수도 있다. 지금 우리는 이런 놀라운 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10년 전과 달라진 스마트폰 카메라의 발전을 높이 샀다.
정 감독은 "스마트폰 영화 자체가 카메라의 성능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 배우들이 자기 오디션용 영상이나 일반인이 다큐멘터리 영상을 만드는 데 있어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살 때 카메라의 성능을 많이 고려한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영상 장비의 평등화에 기여했다고 본다.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스마트폰 영화의 미래가 어둡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상업영화에서는 굳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쓰기보다는 전문 장비를 쓸 것이다. 일반인들이나 학생들에게 스마트폰 영화가 더 많은 창작의 기회를 줄 수 있을 것"라며 이제 창작 기회 차원에서의 스마트폰 영화의 활용도를 전망했다.
다큐멘터리 '내 언니 전지현과 나'의 박윤진 감독은 스마트폰 영화에 대해 큰 흥미를 보였다. "마음만 먹으면 찍어보고 싶다. 나처럼 다큐멘터리를 하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든 카메라를 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실제로 스마트폰 화면을 다큐멘터리에 많이 활용하는 것 같다. EBS다큐멘터리영화제 모바일 부문의 작품을 항상 챙겨 보는데 정말 좋은 작품이 많았다"라고 관심을 나타냈다.
'까만점'의 이영음 감독 역시 스마트폰 영화 발전에 주목하고 있었다. 이 감독은 "2014년도에 스마트폰 영화 촬영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당시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았다. 원하는 앵글을 얻으려면 스마트폰 전용 렌즈가 필요했고 어두운 곳에서는 노이즈가 심하거나 스마트폰 자체 무게가 가볍다 보니 움직임에도 흔들림이 크게 잡혔다. 결국 카메라의 바디만 스마트폰으로 바뀐 것일 뿐 들어가는 폼이 더 가벼워지는 것이 아닌데, 굳이 이럴 거면 스마트폰으로 찍는 게 차별성이 있었나 싶었다"라면서 관심이 시도로 이어지지 않았던 과거를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는 기술 발전에 따라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 감독은 "이번에 탑재된 아이폰 시네마틱 모드만 봐도 별도의 렌즈 없이 화면 연출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기존 영화감독들과 협업한 스마트폰의 광고가 '우리 스마트폰이 동영상이 잘 된다'였다면 이제는 '우리 스마트폰의 동영상 기능은 실제 영화 촬영이 무방할 만큼 뛰어나다'까지 온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 스마트폰 영화의 역사는 이제부터가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시청률을 겨냥한 자극적인 방송보다 솔직하고 진심 어린 기획을 가진 일부 유튜브 개인 채널들이 인기가 있는 것처럼, 화려한 무빙의 시네마토그래프보다 날 것의 시선을 가진 스마트폰 촬영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밝혔다.
반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이유영 감독은 "스마트폰이 렌즈가 교환이 어렵다. 모든 카메라는 렌즈를 교환해서 찍는다. 렌즈를 교환하는 이유 중 하나가 렌즈들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과 장단점 때문이다. 원하는 작품의 스타일에 따라 골라 쓴다. 현재 스마트폰에 렌즈가 여러 개 탑재돼 있어도 고정된 렌즈로 밖에 못 찍는다는 점이 아쉽다. 굳이 영상감독이 한정적인 기능의 스마트폰 영화로 결과물을 낼 필요가 있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베테랑 감독들이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으면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좋다는 인식도 있지만 그 감독의 역량이라는 것을 배제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런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스마트폰 카메라를 제외한 나머지 환경이 다 세팅돼 있다. 우리가 일반 스마트폰 하나로 가볍게 찍는다고 인식하는 것과 다르다"라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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