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더 운정, 1월5일까지 모든 처분 중단
파주시 "합의도 하고, 질의도 했어…책임은 국방부에"
국방부가 경기도 파주 운정 신도시 개발과 관련, 파주시를 상대로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등에 대한 취소 청구와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사진은 힐스테이트 더 운정 견본주택 내부.ⓒ현대건설
국방부가 경기도 파주 운정 신도시 개발과 관련, 파주시를 상대로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등에 대한 취소 청구와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문제가 된 것은 다음달 분양 예정인 3413가구 규모 주거복합단지 '힐스테이트 더 운정'이다. 높이가 최고 172m에 이르러 인근 군부대의 대공방공진지의 임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에도 협의없이 지어졌다는 게 소송의 배경이다.
다만 파주시의 입장은 다르다. 사전에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지 질의했고, 당시 그럴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는데 국방부가 뒤늦게 이해할 수 없는 대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의정부지방법원에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등에 대한 취소 청구와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법원을 이를 인용해 법원 결정문을 파주시에 송달했다. 이번 판결로 2022년 1월5일까지 모든 관련 사업이 중단된다. 현재 이곳 오피스텔은 2669가구를 대상으로 계약까지 완료한 상황이다.
국방부가 이 같은 소를 제기한 것은 군(軍)의 정상적인 방어임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파주 힐스테이트 더 운정은 최고 높이 194m로 지어지는데, 이는 황룡산 방공 진지 131m보다 63m나 높고, 방공 진지 사격방향에 위치해 사격 및 레이더 탐지 제한 등 제약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주시는 질의도 했고, 협의도 거쳤는데 두 차례나 말을 바꾸는 등 행정에 혼선을 준 국방부에 잘못이 있다고 맞서고 있다.
사업시행자 하율디앤씨는 처음 사업지 주변에 군부대가 있는 걸 알고 시행 승인 신청 전 합의 여부에 대해 국방부에 질의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6월 국방부에 "와동동 1471-2와 1471-3 번지가 관할부대 협의 대상인지"를 물었고, "사전 협의대상이 아니"라는 회신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시 파주시가 지난해 4월 관할 군 부대에 문의하자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아닌 택지개발촉진법에 근거해 '협의대상'이라며 의견을 바꿨다. 이후 파주시는 같은해 9월 감사원에 사전컨설팅을 의뢰, "반드시 군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회신을 받았다.
최근에는 파주시와 국방부, 사업시행자간 3자 회의도 거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측에선 시설기획과와 합동참모본부, 육군 제9사단 등이 참석했다. 당시 회의에서 이미 사업계획 승인이 완료됐고 분양을 앞두고 있는 만큼 층수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기로 합의했다는 게 파주시의 설명이다.
그러다 또 며칠 지나지 않아 동의하기 어렵다며 행정협의조정위원회를 통해 결론을 내자고 통보해 왔다.
파주시 관계자는 "우리 측에선 협의를 거쳐야 하냐고 질의해서 그럴 필요 없다는 답변도 받았고, 층수가 아닌 다른 대안을 찾아보자고 협의까지 다 마쳤는데 말을 몇 번이나 바꾼 건 국방부"라며 "결국 잘못된 행정으로 피해를 수분양자들과 시민들이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곳은 터 파기 공사 진행 중으로, 만약 층수 제한 등의 결론이 나게 되면 수백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터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이라며 "만약 국방부의 요구대로 층수가 낮춰져야 한다면 수백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잘못된 행정처리로 인해 수분양자만 피해를 입게 됐다고 지적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뭐가 옳다 그르다 판단하긴 어렵지만, 건물이 올라가려면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당시에는 조치가 없다가 뒤늦게 행정에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결국 곤란해지는 것은 수분양자들"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국방부 측의 주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건물이 하루아침에 지어진 것도 아니고 수년에 걸쳐 고시 등 행정 절차를 진행한 후 지어진 것"이라며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단순히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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