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정이에게 미안” 고진영, 뒤집기 우승...세계랭킹 1위 탈환

LPGA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연장 접전 끝 우승 '시즌 4승'

코르다에 내준 세계랭킹 1위 자리 4개월 만에 탈환..다승 1위

고진영(오른쪽)이 임희정을 제치고 LPGA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 KLPGA

고진영(26)이 연장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며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고진영은 24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펼쳐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기록(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한 뒤 연장 첫 홀서 버디를 따내 임희정(21)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다승 1위.

우승 상금 30만 달러(약 3억5000만원)를 챙긴 고진영은 시즌 4승을 달성, 1988년 고(故) 구옥희 우승 이후 33년 만에 한국 선수 LPGA 통산 200승의 주인공이 됐다. 다시 꼭대기에 섰다. 무려 112주 동안 지켜왔던 LPGA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넬리 코르다(미국)에 내준 지 4개월 만에 탈환했다.

경기 후 고진영은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4라운드 출발 때)4타 뒤졌고 희정이 기본기가 탄탄해 ‘2위만 하자’라는 생각으로 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 (임)희정이에게 미안하다. 같이 미국에서 활동하길 바랐는데 오늘 내가 운이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선두 임희정에 4타 뒤진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고진영은 2,3,4번홀에서 3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뒤집기 우승 희망을 키웠다. 7,8,9번홀에서도 3연속 버디를 낚은 고진영은 공동선두로 뛰어올랐다.

11번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던 고진영은 12번홀에서 5m 거리의 버티 퍼트에 성공하며 마침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4,15번홀에서는 임희정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17번홀에서 버디로 공동선두에 올랐고, 마지막 18번홀에서 파를 적어냈다.

고진영 ⓒ KLPGA

접전 양상을 띤 경기는 결국 연장에 돌입했다. 고진영이 두 번째 샷을 핀을 보고치는 승부수를 던졌는데 공은 홀 1m 안쪽으로 붙었다. 완벽한 버디 기회를 잡은 고진영은 가볍게 버디 퍼트에 성공하면서 파에 그친 임희정을 제치고 우승을 확정했다.

하반기 들어 상승세를 탄 고진영은 이번에도 트로피를 품으며 세계랭킹 1위 탈환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 경쟁에서도 코다를 끌어내리고 꼭대기로 올라섰다. 시즌 끝까지 이 자리를 지킨다면 개인 통산 두 번째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다.

2020 도쿄올림픽 이후 국내에서 하반기를 준비했던 고진영은 포틀랜드 클래식 우승, 숍라이트 LPGA클래식 준우승, 파운더스컵 우승의 값진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를 기억하는 고진영은 일주일 동안 국내에 머물러 스윙을 가다듬으며 컨디션을 조율한 뒤 다시 미국으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