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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로그인⑤] 40년 유전경력이 '전화위복'…석유공사, 탄소감축핵심 'CCS사업' 선도


입력 2021.10.11 07:02 수정 2021.10.08 18:43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CCS 사업 주요이슈는 저장소 확보 난제

40년간 국내·외 유전데이터 쌓인 석유公

저장소 탐사·건설·운영 최적합 기관 평가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동해-1 가스전. ⓒ한국석유공사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동해-1 가스전. ⓒ한국석유공사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D:로그인] ⑤편에서 소개할 공기업은 우리나라 석유수급을 책임져온 '한국석유공사'다. 석유공사의 전신(前身)은 한국석유개발공사로 1979년 3월 출범했다. 산업화 핵심 동력인 석유 자원의 개발, 석유 비축 및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사업을 수행해오면서 국내 경제발전에 일조해왔다.


1987년 국내 대륙붕에서 최초로 가스를 발견하는 성과를 냈으며 1999년 명칭을 지금의 한국석유공사로 변경했다. 2001년 8월에는 '동해-1' 가스전 착공 및 베트남 15-1광구 유전개발을 선언하는 등 석유개발사업을 활발히 추진해오고 있다.


최근 세계 주요국들이 탄소 감축 노력에 돌입하고 지난 100년간 세계 경제를 먹여 살린 석유산업이 사양화되기 시작하면서 석유공사는 큰 도전 앞에 섰다. 석유공사는 급변하는 세계 흐름 속 생존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공기업 중 하나였지만 되레 유연성을 발휘해 친환경 정책 이행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정부는 2019년 5월 발표한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서 온실가스 감축의무 이행을 위한 탄소 흡수원 및 국외 감축 활용을 중점과제로 선정하고 CCS 원천 및 실증기술 확보를 세부과제로 제시했다. 또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는 대규모 CCS 통합실증 상용화를 위한 R&D를 포함한 녹색성장 혁신 생태계 구축 실행과제를 발표했다. CCS는 정부가 마련하고 추진하고 있는 국가 그린뉴딜 주요과제 중 하나다.


CCS(Carbon Capture & Storage, 탄소포집 및 저장)란 화석연료 사용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포집해 지하 저장소에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포집한 온실가스를 석유·가스 생산이 종료돼 내부가 비어있는 지하공간 또는 염대수층에 주입·저장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석유공사는 바로 이 CCS 사업 부문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7월 CCS사업팀을 신설·운용하는 등 전담조직과 전문인력을 확보했으며, 동해가스전을 CCS 기술 실증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물적자원 및 기술력을 갖췄다.


CCS Work flow 개념도 A1. ⓒ석유공사 CCS Work flow 개념도 A1. ⓒ석유공사
公 유전경력이 전화위복…'CCS사업 안정적 추진 적임자" 평가

전세계는 CCS를 자국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의 핵심기술로 주목하고 있다.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구조를 급격히 개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장하는 CCS 기술이야말로 국내 산업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는 점에서다. IEA는 2050년 CCS가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량의 9%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기술 중 단일기술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인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CCS 사업의 주요이슈는 저장소 확보 문제라 할 수 있다. 포집한 온실가스를 저장할 공간이 충분치 못하다면 사업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의 빈공간을 저장소로 활용해 온실가스를 저장하는 방안이 경제적 측면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40년간 국내대륙붕 및 해외유전 탐사·시추·생산 활동을 통해 축적된 자료와 기술력을 확보한 공사가 CCS 저장소 탐사·건설·운영사업 수행의 적임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저장사업에 요구되는 핵심적 기술과 역량은 기존의 유가스전 개발사업 수행 시 필요한 그것과 상당부분 공통점을 갖는다. 적정한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찾기 위한 탐사기술은 석유가스 저류층 탐사 기술과 동일하며, 찾아낸 저장소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기술은 기존 석유기업들이 활용해왔던 회수증진법(EOR, Enhanced Oil Recovery) 기술 중 하나인 CO2 Flooding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CO2 주입 설계를 위한 지질·동적 모델링, 주입정 및 설비 설계, 해상 플랫폼 운영 기술 등은 유가스전 개발과정과 사실상 동일한 절차로 진행된다. 전세계 주요 대형 CCS 프로젝트 대부분을 엑슨모빌, 쉘, 에퀴노르 등 기존의 글로벌 석유메이저가 주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공사는 40년간의 국내외 석유가스전 탐사·개발·생산사업 수행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국내 대륙붕 탐사 경험, 동해가스전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EOR 등 이산화탄소 지하주입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을 다양한 환경에서 실제로 활용해 본 것은 물론이며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한 운영 및 관리 노하우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그간 지속적인 CO2 저장분야 연구개발 수행을 통해 국내 CCS 통합실증 사업 운영을 위한 충분한 기술적 역량과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해온 점도 공사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석유공사는 2004년부터 울산 근해에서 천연가스 등을 생산해온 동해가스전이 곧 수명을 다하게 되는 점을 고려, 천연가스가 차지하고 있던 지하공간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동안 국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만 할 뿐 별도로 포집해 저장하는 시설은 없었는데, 이번 동해가스전 생산종료와 함께 국내 CCS사업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최적의 실증 플랫폼을 사용할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공사는 동해가스전 지하공간에 향후 30년간 매년 40만t CO2를 주입해 총 1200만t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울산 사옥.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 울산 사옥. ⓒ한국석유공사
"CCS사업 본궤도 오르면 국가산업구조 친환경 전환에 중대한 기여"

정부와 공사는 CCS 사업이 초기 사업성 확인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경우 그린에너지 체계로의 순조로운 국가산업구조 전환에도 중대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사는 국내 CCS 분야별 관련기업 및 전문가들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CCS 통합실증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에 한창이다. 올해 내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을 목표로 국내 CCS 실증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또한 공사는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중규모 CCS 통합실증 사업의 2025년 이산화탄소 주입 개시를 목표로 현재 기본설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상세설계를 거쳐 2023년부터는 주입설비 설치 공사(EPC)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2030년 연간 400만t급 CCS 통합 실증사업 수행 목표를 수립했다. 공사는 이런 정부의 정책목표 달성에 선결 조건인 국내 대규모 저장소 확보를 위해 국내 대륙붕을 대상으로 탐사작업을 개시한다는 복안이다.


국내 CCS 사업화 기반 구축을 위해 공사가 CCS 통합실증의 분야별 기술보유 기업 및 학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올 8월 31일 공사는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과의 기본적인 설계요소에 대한 기술 협의를 통해 노르웨이 선급회사 DNV사로부터 CO2 주입용 해상 플랫폼에 대한 기본승인을 획득했다. 9월 16일에는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중규모 CCS 통합실증 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CCS를 포함한 저탄소그린에너지 분야의 지역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울산대학교(9월 9일)와 협력관계를 공고히 다지기도 했다. 공사는 국내 CCS 산업분야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통합실증 사업 추진은 물론 산·학·연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며 이를 통한 국내 CCS Value-chain 구축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이호섭 석유공사 CCS사업팀장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CCS는 매우 중요하고 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라며 "정부 또한 CCS 기술의 중요성 및 필요성을 인식하고 실증 저장사업 수행을 기반으로 국내 CCS 사업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석유공사는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저장 실증사업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추진해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세계적으로 대규모 CCS 사업은 2020년 기준 총 28개 사업이 운영 중이다. 그 규모는 연간 온실가스 저장용량 4000만t에 달한다. 현 추세를 볼 때 향후 관련 산업의 시장규모는 총 37개 사업(저장용량 7500만t)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세계 누적 CO2 포집용량은 2005년 150만t에서 연평균 약 30%씩 상승해 2019년 4190만t까지 증가했으며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및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맞물려 앞으로도 산업 규모가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가 전 세계 에너지 산업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미래 청정에너지 시대를 앞장서 준비하고 있는 정부와 석유공사의 노력이 어떠한 결실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D:로그인⑥]은 10월 18일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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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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