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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샤오미 태블릿 ‘패드5’, 넷플릭스 머신 끝판왕


입력 2021.09.25 07:00 수정 2021.09.27 10:28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얇은 베젤·쿼드 스피커·120Hz로 콘텐츠 소비 만족도 뛰어나

하드웨어 성능 대비 사용자경험 떨어트리는 ‘최적화’는 숙제

샤오미 태블릿 ‘패드5’.ⓒ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샤오미 태블릿 ‘패드5’.ⓒ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갤럭시탭 샀어?”


샤오미 신규 태블릿 ‘패드5’를 보고 친구가 건넨 말이다. 화면비가 16:10으로 길쭉한 모습이 삼성전자 태블릿을 닮아 생긴 오해다. 뒷면의 샤오미 로고를 보고 나서야 제조사를 알아챈 친구는 한 마디를 더 보탰다. “로고만 바꾸면 중국 제품인 줄 모르겠다.”


위의 대화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 브랜드에 대한 대다수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국내 스마트폰 등 단말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압도적 1위, 그 뒤를 애플이 굳건히 버티고 있다. 비단 중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 브랜드들도 진입이 쉽지 않다. 품질에 대해 논하기도 전에 이미 브랜드 선호도가 뚜렷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약 7년 만에 패드5로 한국 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했다. 다행히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매일 쓰는 스마트폰보다는 집에서 주로 사용하는 태블릿에 조금은 마음을 열어준 모양새다. 지난 23일 출시 후 진행한 얼리버드 할인 이벤트가 조기 종료된 걸 보면 초기 반응이 괜찮아 보인다.


샤오미 태블릿 ‘패드5’ 후면 카메라 모듈.ⓒ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샤오미 태블릿 ‘패드5’ 후면 카메라 모듈.ⓒ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실제 만나본 패드5는 ‘넷플릭스 머신’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콘텐츠 소비 용도로 썼을 때 만족도가 가장 뛰어났다.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가수 전소미의 ‘덤덤’(DUMB DUMB) 4K 화질 안무 영상을 시청하니 마치 무대를 직접 보는 듯한 화질로 몰입감이 뛰어났다.


높은 몰입감의 비결은 화질뿐만이 아니다. 측면 위아래에 탑재된 쿼드(4개) 스테레오 스피커의 만족도가 기대 이상이었다. 여기에 WQHD+ 120헤르츠(Hz) 주사율을 지원해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였고 10억개 이상의 색상을 구현해 색감도 풍부했다. 다만, 화면 밝기는 실내에서는 어둡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자연광 아래에서는 다소 어둡다는 인상을 받았다.


120Hz 주사율은 웹사이트에서 기사를 보거나 웹툰을 볼 때 좋았다. 부드러운 움직임과 11인치 화면의 시원시원함, 플래그십 제품처럼 얇은 베젤(테두리)로 탁 트인 화면은 콘텐츠 소비 경험을 즐겁게 했다.


샤오미 태블릿 ‘패드5’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샤오미 태블릿 ‘패드5’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패드5에서 또 마음에든 점은 배터리다. 22.5W 고속충전으로 잠깐만 꽂아두어도 금세 충전된다. 배터리 용량도 8720밀리암페어시(mAh)로 넉넉하다. 요즘 ‘환경보호’가 대세인데 이를 거스르고 22.5W 충전기도 기본으로 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값이면 플러스 요소다.


단, 뛰어난 콘텐츠 소비용도 대비 생산성은 아쉬웠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 문서작업이 가능하긴 하다. 하지만 ‘덱스(DeX)’ 모드를 이용해 PC처럼 창을 여러 개 띄울 수 있고, 자주 쓰는 앱은 단축키로 실행할 수 있는 삼성전자 태블릿과 비교하면 노트북 대체 역할은 거의 하지 못했다.


최적화도 아쉽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꽤 뛰어난 편인 퀄컴 스냅드래곤 860 칩셋을 탑재했음에도 유튜브 정도로 가벼운 앱조차 가끔 강제로 종료됐다. 화면 전환이 부드럽지 않아 사용자경험(UX)을 해친다는 점도 만족도를 떨어트렸다.


샤오미 태블릿 ‘패드5’ 기본 구성품.ⓒ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샤오미 태블릿 ‘패드5’ 기본 구성품.ⓒ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특히 소프트웨어(SW) 최적화는 삼성전자나 애플 제품 대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하드웨어(HW) 완성도가 아무리 뛰어나도 매끄럽지 않은 화면 제스처나 오류 등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사용경험이 전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와 인식을 좌우한다.


앞서 언급한 HW는 플래그십에 가깝게 잘 빠졌다. 올해 3월 출시된 샤오미 스마트폰 ‘홍미노트10 프로’를 대여해 사용해봤었는데 후면 카메라 모듈이 닮아 있었다. 두껍긴 해도 본체와 위화감 없이 잘 어우러진다. 바닥에 놓고 사용해도 거슬리지 않는다. 두 제품 모두 HW 완성도가 훌륭한 편이다.


펄 화이트 색상의 제품은 반사되는 빛의 각도에 따라 진주(펄)라는 색이름에 걸맞은 오묘한 색을 낸다. 측면은 평평하고 세련된 외관을 갖췄으며 베젤 두께도 균일하다.


샤오미 태블릿 ‘패드5’ 제품 후면.ⓒ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샤오미 태블릿 ‘패드5’ 제품 후면.ⓒ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은 이 제품을 소개하면서 “패드5는 부품과 소재 측면에서 애플 고사양 태블릿인 ‘아이패드 프로’와 유사하다”고 소개했다. 애플 ‘아이패스 9세대’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하지만 패드5는 종합적으로 봤을 때 아이패드 프로보다는 같은 가격으로 출시된 아이패드 9세대와 비교해야 할 것 같다. 비단 샤오미가 아닌 어떤 제조사 제품도 AP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애플 제품 대비 경쟁 우위를 가져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AP 성능은 한 수 아래지만 베젤에 민감하거나 16:10 화면비를 더 선호하는 소비자, 혹은 비대면 회의나 수업 등으로 학원이나 회사 등 중저가 제품을 대량 구매해야 하는 곳에서 수요를 노려볼 수 있다.


샤오미 태블릿 ‘패드5’.ⓒ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샤오미 태블릿 ‘패드5’.ⓒ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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