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실적 쇼크에 반도체지수 7%↓…AI 투자 공포에 나스닥 2.9%↓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가 하루 만에 약 29% 곤두박질치며 시가총액 1370억달러(약 183조원)가 증발했다. 오일 쇼크(석유 파동)의 충격을 받아 30% 수직 하락했던 급락한지 52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인텔 주가는 30일(현지시간) 3분기 PC용 칩을 생산하는 클라이언트 사업부의 매출이 5% 감소한 81억 달러에 그쳤다고 발표하며서 전날보다 무려 28.6% 폭락했다. 1974년 7월 5일 오일쇼크에 따른 거시경제 악재와 반도체 업황 침체로 주가가 29.9%의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인텔 시총은 이날 1370억 달러가 증발했다. 1년 전 인텔 지분 10%를 확보한 미국 정부의 보유 지분 가치는 120억 달러, 엔비디아의 지분 가치는 60억 달러나 각각 쪼그라든 것으로 추산됐다. 인텔은 전 세계 주요 메모리반도체 사업자들이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매달린 결과 PC용 칩 가격이 치솟은 게 직격탄이었다. 인텔은 AI 서버용과 PC용 중앙처리장치(CPU)를 모두 만든다.
반면 인텔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와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며 의욕적으로 재개한 파운드리 사업은 6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번 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25센트, 매출을 150억~160억 달러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전망치인 매출 171억 달러, 주당순이익 43센트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PC 시장의 둔화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생산능력과 운전자본 투자를 이어가되 투자규율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초 이스라엘 제조공장 폭발 사고도 악재로 작용했다. 근로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공장 가동 중단으로 10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출하에 차질이 생겼다.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의 회생 전략 핵심인 파운드리 사업도 아직 외부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다.
인텔은 애리조나주 신규 공장에서 최첨단 18A(1.8㎚급) 공정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그는 “향후 두 분기 안에 발표할 수 있는 고객사가 몇 곳 있을 것”이라며 차세대 14A 공정 개발에서도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 주가는 실적 발표 전까지 올해 약 150% 상승했다. 에이전트형 AI 환경에서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그렇지만 투자은행 DA데이비슨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실적 부진이 이토록 심각한 상황에서 현재의 높은 주가 평가 배수를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뉴욕 증시는 인공지능(AI) 과잉 투자 우려가 재점화하며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2.25포인트(1.09%) 하락한 5만 1770.3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0.32포인트(1.82%) 내린 7580.07, 나스닥종합지수는 747.73포인트(2.86%) 하락한 2만 5437.00에 장을 마감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연합뉴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애플이 1.23% 내린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4.22%), 마이크로소프트(-1.55%), 아마존(-1.41%), TSMC(-5.95%), 구글 모회사 알파벳(-1.40%), 스페이스X(-6.37%),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1.53%), 테슬라(-0.87%), 브로드컴(-5.48%), SK하이닉스(000660)(-7.95%), 마이크론(-5.30%), AMD(-10.88%), 샌디스크(-13.47%) 등 대다수 기술주가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7.20%나 내렸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이 4조 달러대로 주저앉으며 5조 달러대를 유지한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날 뉴욕 증시는 전날 장 마감 뒤 발표된 아마존과 인텔의 실적에 발목을 잡혔다.
아마존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2019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2023억 1000만 달러에 미달하는 수치였다. 주당순이익도 1.89달러로 월가 기대치 1.96달러에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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