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산증식 묻는 호주 특파원에 발끈…“소속 어디냐? 총리에게 이를 것”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9.17 20:24  수정 2025.09.17 20:25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호주 특파원에게 손가락으로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조용히 해”라고 쏘아붙이고 있다. ⓒ 미국 백악관 유튜브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재산증식 문제를 묻는 호주 특파원과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며 “당신 총리에게 이 사실을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잔디밭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이때 호주방송(ABC) 특파원이 “올해 1월 재집권 이후 재산이 얼마나 늘었느냐”고 질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르겠다”며 “우리 가족 사업은 자녀들이 운영하고 있고, 내가 직접 체결한 대부분의 거래는 대통령이 되기 전 이뤄진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정부윤리청(OGE)은 앞서 6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가상화폐와 부동산 수입 등으로 6억 달러(약 8269억원)가량의 소득을 얻었다고 밝혔다. 특파원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처럼 많은 사업 활동에 관여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따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당신 어디서 왔느냐”고 특파원의 소속을 되물었다. 그가 호주방송국이라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내 생각엔 당신이 지금 호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그들은 나와 잘 지내고 싶어 한다”며 “당신네 지도자(앨버니지 총리)가 곧 나를 만나러 올 건데, 내가 그에게 당신 얘기를 할 것이다. 당신은 아주 나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파원이 후속 질문을 던지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검지 손가락을 입에 갖다대고 “조용히 해(Quiet)”라고 말하며 대화를 중단시켰다.


알바니지 총리는 당초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첫 대면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그가 이스라엘·이란 갈등에 집중하기 위해 일정을 급히 취소하면서 무산됐다. 이에 따라 다음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는 두 나라 수장의 첫 대면회담이 될 전망이다. 알바니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화요일 밤 리셉션을 주최한다”며 “연말까지 열리는 다양한 정상급 회담에서도 그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호주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측은 호주의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에서 3.5%까지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협의체) 핵잠수함 협정에 대한 검토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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