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지 않는 기업의 반도체 수입품에 “꽤나 상당한(fairly substantial) 규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처럼 미국 내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한 기업들의 제품은 예외로 하겠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빅테크(기술대기업) 경영진과의 만찬에 앞서 취재진에 “미국으로 들어오지 않는 기업들에 곧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정확한 시점이나 세율은 밝히지 않겠지만 꽤 상당한 규모의 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에 이미 들어와 있거나 공장을 짓고 있거나 들어올 계획을 세운 기업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체적인 발표·발효 시점, 관세율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를 들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꽤 괜찮을 것”이라며 맞은편에 앉아 있던 쿡을 직접 거론했다. 애플은 4년 내 미국 내 총 투자 규모를 6000억달러(약 835조원)로 늘리기로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에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반도체 관세는 면제받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생산기지 건설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미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내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공급할 때 예외적으로 누려온 개별 허가 절차 면제를 내년 1월부터 폐지하기로 하면서 두 업체에 타격이 우려된다.
이날 만찬에는 쿡 CEO 외에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빅테크 거물들이 참석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초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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