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노조, 2일 이재용 회장에 성과급 제도 개선 공문
앞서 SK하이닉스 노사 파격적 임단협 나온 직후
"메모리 불황 삼성, 하이닉스와 다르다" 지적도
삼성그룹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공동노동조합(초기업노조)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는 ‘낡은 성과급 제도와 변함없는 회사’라는 제목의 서한을 이 회장과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사장)에게 보냈다. 이는 전날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제도 개편에 합의한 직후 나온 대응이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임금·단체협상에서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기존 기본급 1000%로 제한됐던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로 하이닉스 직원들이 1인당 평균 약 1억 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과급 상한을 아예 없앤 것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다수 기업이 실적 변동성에 대비해 상한선을 두는 게 관행이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 노조는 "하이닉스가 투명한 성과급 산정 기준을 마련한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을 고수하며 ‘깜깜이 성과급’이라는 불만이 직원들 사이에 끊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과급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고 하지만 결과물이 전혀 없다”며 “직원들의 사기와 회사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와 있다. 최소한 변하려는 모습이라도 보여달라”고 압박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하이닉스와 같은 방식의 성과급을 삼성에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AI 열풍에 힘입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이 급반등했지만, 삼성전자 DS부문은 메모리 불황의 직격탄으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가 이어졌다. 파운드리 부문 역시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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