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부진 책임지고 자진 사퇴
2년 연속 가을야구 올려놨지만 PS 무승
코치 경험도 없는 초보 사령탑 한계 드러내
이승엽(49)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던 두산 베어스의 파격 선택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두산은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두산은 “세 시즌 팀을 이끌어주신 이승엽 감독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구단은 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계약기간 3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다.
두산은 2일 현재 23승 3무 32패로 10개 팀 가운데 9위에 자리하고 있다.
두산은 시즌 전부터 부상자가 속출하며 전력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마운드 쪽에서 타격이 컸다.
토종 에이스 곽빈과 불펜 핵심 홍건희가 부상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1선발로 낙점한 외국인 투수 콜어빈이 5승 5패 평균자책점 4.28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즌 초반부터 부진이 계속됐다.
올 시즌 중위권 순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데 두산은 0.418의 저조한 승률로 8위 NC에도 3경기 차로 뒤져 있다.
개막 이후 두 달이 지난 시점에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만 하자 이승엽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두산은 지난 2023시즌을 앞두고 이승엽 감독을 선임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코치 경력도 없었던 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파격 선택이었다.
초보 사령탑 이승엽 전 감독은 2022년 9위에 그친 팀을 이어받아 부임 첫 해 정규시즌 5위로 가을야구에 올려놨지만 1패를 안고 나선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해 '광속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승엽 감독의 두산은 지난해 4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며 직전 시즌보다 순위가 한 계단 올랐지만 1승 어드밴티지를 안고 시작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kt 위즈에 업셋을 허용하며 체면을 구겼다. 홈 팬들로부터 야유까지 들었다. 2015년 KBO가 도입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한 것은 2024년 두산이 처음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던 이승엽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명예회복을 다짐했지만 두산이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을 맴돌자 계약 기간도 못 채우고 중도 퇴진했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리며 명성을 떨쳤지만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성공한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는 스포츠계의 오랜 격언에서 감독 이승엽도 자유롭지 못했다.
한편, 이승엽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두산은 조성환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3일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부터 팀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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