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大馬’ 완커, 디폴트 위기…채무상환 1년 연장안 부결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2.15 20:56  수정 2025.12.15 20:56

중국 상하이의 완커 건설 현장에서 한 근로자가 지나가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Vanke)가 채무 만기 연장에 실패하며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렸다.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완커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하면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는 말할 것도 없고 금융 시장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완커는 15일 만기 예정이던 20억 위안(약 4200억원) 규모 채무의 상환 시한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채권자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연장안과 함께 제시한 신용 보강과 이자 기한 준수 방안도 모두 부결됐다.


완커는 15일 일과 종료 전까지, 또는 영업일 기준 5일의 유예기간 내에 채권을 상환할 자금을 마련하거나 만기를 늦추기 위한 별도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유예기간이 지날 때까지 상환이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채권단은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완커는 오는 18일 채권단 회의를 열어 15일 만기 예정인 채무 20억위안의 상환 시한 1년 연장안을 다시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완커는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 주요 부동산 개발사들이 잇따라 디폴트에 빠진 이후에도 생존해온 몇 안 되는 대형 업체였다. 최대 주주가 사실상 국유기업인 선전메트로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유동성 압박이 급격히 커졌다.


블룸버그는 선전메트로가 그동안 제공해온 300억 위안 이상의 주주 대출에 대해 자금 지원 조건을 강화하면서 완커의 채무 위기가 단기간에 악화됐다고 전했다. 완커의 이자부 부채 규모는 3643억 위안으로 추산된다.


앞서 디폴트에 빠진 헝다와 비구이위안보다도 큰 수준이다. 특히 완커는 이와는 별도로 이달 28일 만기가 도래하는 37억 위안 규모 채무에 대해서도 상환 유예를 요청한 상태다. 관련 채권자 회의는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단순한 만기 연장만으로는 완커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리환 포레스트캐피탈 홍콩 공동 창립자는 “채무 연장은 근본 처방이 아니며 금융 시장에 추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전면적인 부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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