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최근 잇따른 구설로 주주들에게 사과했지만, 방송가에서는 굳건한 영향력을 자랑 중이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도, MBC ‘남극의 셰프’도 백 대표의 하차 없이 강행을 추진 중인 것. 이러한 상황에서 백 대표가 방송가에서 ‘갑질’을 했다는 의혹까지 나온 가운데, 그가 프로그램을 지킬 수 있을지. 제작진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백 대표는 최근 판매 중이던 햄 통조림 세트의 가격 논란을 시작으로 과일 맥주의 과일 함량 논란, 농지법 위반 논란 등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이에 백 대표는 3월 열린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고치고 오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조차도 저희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논란들에도 불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시즌2는 이미 백 대표와 안성재 셰프를 필두로 첫 촬영을 시작했다고 알려졌으며, 그가 출연하는 또 다른 예능 MBC 예능 ‘남극의 셰프’ 측은 백 대표 논란의 여파로 편성이 연기됐다는 보도에 대해 “조기 대선 영향”이라고 선을 긋는 등 방송가에서는 여전히 ‘굳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논란에 휩싸였던 여느 스타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의 경우 이미 촬영을 마친 작품들도 한동안 표류를 해야 했다. 2023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었던 ‘승부’는 최근에야 극장을 통해 겨우 관객들을 만났으며, ‘승부’의 사례 힘입어 ‘하이파이브’도 조심스럽게 개봉을 결정했다.
배우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 시절, 그와 교제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김수현 또한 MBC 예능 ‘굿데이’에서 편집됐다. ‘굿데이’ 측이 논란 직후 그의 출연분을 그대로 촬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제작진까지 비난을 피하지 못했었다. 마약 범죄부터 사생활 의혹에 이르기까지. 논란에 휩싸인 스타들이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을 감수하고 예능에 출연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는 것.
물론 백 대표는 전문 방송인이 아니다. 최근 불거진 논란들 또한 사업 관련 의혹으로, ‘요리연구가’, ‘국민 멘토’ 백종원의 역량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여겼을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송 관련 논란까지 불거지며 느슨했던 방송가가 ‘다른’ 선택을 하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MBC 출신 한 PD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백종원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이후 방송사에 ‘프로그램에 내가 지명하는 작가팀을 넣어라’, ‘내가 지명하는 촬영팀을 넣어라’ 등 무리한 요구를 했다며 그의 갑질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갑질은 아니”라고 백 대표를 응원하는 PD들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논란들이 겹치며 백 대표를 향한 시청자들의 신뢰 또한 전 같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백 대표가 지금의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방송가가 일조한 부분도 없지 않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수더분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알기 쉬운 레시피를 전달했던 백 대표는 이후 ‘백종원의 골목식당’, ‘장사천재 백사장’ 시리즈, ‘백패커’ 등 여러 예능을 누비며 요식업계의 최고 권위자로 군림해 왔다. 일각에서는 전문가 한 명이 전 채널을 누비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백 대표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며 새 인물을 발굴하는데 게으른 모습을 보였었다.
이미 대중들을 실망시킨 백 대표까지 ‘그대로’ 기용하는 방송가가 이번 의혹으로 ‘안일함’을 버릴 수 있을까. 신뢰도 잃은 출연자로 어떤 의미와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지 방송가의 선택이 프로그램을 향한 신뢰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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