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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공룡이 되다③] 영역 확대‧장르 허무는 기획사들…내실 부족 고충도


입력 2021.04.21 14:00 수정 2021.04.21 10:0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연예인 개별 활동 수익→고유 콘텐츠 확보해 수익모델 구성

코로나19로 플랫폼 강화 빠르게 진화

ⓒ왼쪽 시계방향부터 키이스트, YG 스튜디오 플렉스, SM C&C 스튜디오, 나나랜드,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왼쪽 시계방향부터 키이스트, YG 스튜디오 플렉스, SM C&C 스튜디오, 나나랜드,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연예인을 발굴해 매니지먼트만 하던 기획사들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단순히 연예인의 작품 활동 관리 뿐만 아니라 육성의 범위도 넓어졌으며 작품에 있어서는 작게는 공동제작부터 크게는 기획 초반까지 함께하며 캐스팅까지 염두한 제작사의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연예인 개별 활동으로 들어오는 출연료, 광고료 등에만 의존하던 수익 사업이 고유의 콘텐츠 확보로 확대해 수익모델을 구성하고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제작사로 이미 탄탄한 기반을 다진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SM C&C 스튜디오는 '슈가맨' '효리네민박' '짠내투어' '대탈출' '놀라운 토요일' ‘아이콘택트' 등을 제작했다. 또한 SM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의 리얼리티 콘텐츠를 제작한 '엑소 사다리타고 세계여행' '레벨업 아슬한 프로젝트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해 국내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선보였다. 또 '슈주리턴즈'는 네이버, '예리한방' '웨이브이'는 KT OTT 시즌, 유튜브에서 공개했다.


지난해 '하이에나 '허쉬' 등을 제작한 키이스트는 올해도 공격적으로 드라마 제작을 이어간다. 최근 '별들에게 물어봐' '경이로운 구경이' '한 사람만' '일루미네이션' 등을 제작한다고 전했다. 박성혜 대표는 "키이스트의 드라마 사업은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섰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다양한 소재와 실험적 시도를 이어나가며 배우 명가에서 콘텐츠 스튜디오를 더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로 자리매김하고 하겠다"고 밝혔다.


YG엔터테인먼트는 YG 스튜디오 플렉스을 만들어 '달의 연인 보보경심:려', '바람이 분다' '철인왕후'를 제작했으며 FNC엔터테인먼트는 제작사 나나랜드를 설립해 숏폼 콘텐츠 제작사업에 뛰어들었다. 스튜디오 산타클로스는 주력 사업인 매니지먼트, 드라마, 영화 제작 뿐 아니라 국내외 영화 배급에도 진출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첫 배급 영화는 이와이 슌지의 '라스트 레터'였며 장혁 주연의 '강릉' 리암니슨 주연의 '더 아이스 로드'에 배급사로써 투자 및 공동제작에 참여했다.


이러한 콘텐츠 제작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신인 육성’이다. 기획사들은 대규모 오디션을 열어 가능성 있는 신인을 발굴하고 육성해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작품에 걸맞는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다각도로 뻗어나가는 엔터테인먼트의 역할의 확장을 관계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국내 정상급 배우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소속사 관계자는 "확실히 몇 년 전에 비해 소속사의 역할이 광범위해진 것을 느낀다. 과거 소속배우들이 작품을 할 때는 소속 배우 케어가 우선적이고, 작품을 할 때는 언론과의 관계가 중요했다. 방송사, 소속사에서 내보낼 수 있는 정보는 보도자료나, 네이버의 포스트 플랫폼을 통한 작품 사진 공개 등이었다. 요즘에는 지상파 외에도 노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진 만큼 우리도 특별한 콘텐츠 생성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다각적으로 변화된 환경과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변화로 연예기획사들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만 하면 도태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매니지먼트사에서도 콘텐츠 기획, 개발 및 공동 제작 등으로 시장을 넓히고, 아티스트 브랜딩 등의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적 변화를 통해 대응할 필요가 생겼다"고 시대와 발맞춘 흐름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SNS의 발달로 각 채널별(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인플루언서들이 인기와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는데, 새로운 신인 발굴의 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인플루언서들의 케이스를 벤치마킹하여 신인들을 대중에게 알리는 방안도 고려해볼만하다"고 SNS 활성화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전했다.


FNC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콘텐츠의 영역을 제한할 수 없고 장르간의 경계도 허물어지는 현재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연예매니지먼트에 국한되었던 과거의 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콘텐츠 및 글로벌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아티스트 의존도가 낮아짐에 따라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플랫폼에 대응하는 콘텐츠 전략이 중요해진 시대에 각 사업 영역간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여겨진다"고 짚었다.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여기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를 맞닥뜨리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기존의 디지털 시대에서 한단계 더 발 빠르게 변화를 맞았다. OTT를 통해 영화, 콘서트, 국내 작품은 물론 해외작품까지 보는 것이 자유로워졌고 경계가 없어진 현재, 이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플랫폼 사업을 필수적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이브(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비롯해 여자친구, 뉴이스트, 엔하이픈 등 레이블 소속 가수들을 모아 지난해 12월 31일 '2021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를 개최해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생중계 했다.


지난 1월 SM엔터테인먼트는 'SM 타운 라이브 컬처 휴머니티'를 개최해 네이버 브이라이브,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틱톡, KNTV 등 각종 플랫폼을 통해 무료 생중계 됐다.


하지만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인한 과부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한 관계자는 "문어발식 사업은 모두 무너지는 경우를 만들기도 하고, 아티스트의 활동을 수익과 성과 위주로만 평가하는 경우도 생기므로 회사 스스로 견제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전문경영인의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광범위하게 너무 해야 할 게 많아졌다. 엔터 업계 종사자들이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한다. 홍보팀도 예전처럼 언론 홍보만 하거나 보도자료 쓰는게 아닌, 다각도 콘텐츠를 준비해야 한다”며 “해당 분야 업무가 아닌데도 주먹구구식으로 일이 해결해나가고 있다. 업무를 소화하는 것이 아닌, 헤치운다는 식의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이 경우 효율과 완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겉에서 보여지는 엔터테인먼트의 비상한 성장과 달리 안에서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시스템이 정리되지 않아 힘들 때가 있다”고 종사자로서 고충을 털어놨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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