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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변 이랜드, 또 하나의 스토리가 추가됐다


입력 2021.04.14 21:21 수정 2021.04.14 22:35        서울월드컵경기장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역사적 첫 ‘서울 더비’

K리그1 명문 구단 FC서울 상대로 1-0 승리

서울 이랜드 레안드로가 결승골을 기록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서울 이랜드 레안드로가 결승골을 기록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K리그2 서울 이랜드(이하 이랜드)가 K리그1 FC서울(이하 서울)을 상대로 경쟁력을 보여주며 ‘서울 더비’의 품격을 높였다.


이랜드는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서울과 원정 경기서 후반 40분에 터진 레안드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이랜드는 양 팀의 사상 첫 서울 더비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의 사상 첫 서울더비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안양에서 연고지를 이전해 수도 서울에 터를 잡은 K리그1 서울과, 2014년 창단해 2015년부터 K리그2에 참가한 이랜드는 서로 만날 기회가 없었지만 FA컵을 통해 맞대결이 성사됐다.


다만 ‘서울 더비’의 흥행은 장담할 수 없었다. 양 팀의 대결이 향후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등한 경기력이 요구됐는데 아직 한 번도 K리그1 무대를 밟지 못한 이랜드가 서울을 상대로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였다.


정정용 이랜드 감독은 몸을 낮추고 ‘서울 더비’가 열리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경기 전 정 감독은 “축구인으로서 팬들 앞에서 이런 스토리와 축구 발전을 위해 이 자리에 있다는 거 자체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를 시발점으로 스토리들을 만들어갈 수 있는 시간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감독은 이날 서울을 상대로 베스트 라인업을 내세우지 않았다. 오는 주말 열리는 대전과 K리그2 경기를 감안해 주축 외국인 선수 레안드로와 베네가스를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최고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선수들로 전략적인 측면에서 선발 라인업 짰다”며 “K리그1 팀을 상대로 우리가 감히 도전하는 입장에서 조절하겠는가”라며 몸을 낮췄다.


FC서울과 서울 이랜드의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 대한축구협회 FC서울과 서울 이랜드의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 대한축구협회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랜드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전반 내내 서울을 상대로 경기력이 밀리지 않았다. 결정적인 기회도 서울보다 많았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선발 출전한 바비오가 빠른 스피드로 서울의 측면을 흔들었다. 전반 24분 빠른 스피드로 서울의 오른쪽 측면을 무너뜨린 바비오는 문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전반 31분에는 코너킥 상황서 약속된 플레이를 펼쳤다. 허를 찌르는 킥이 페널티박스 밖에 있던 고재현의 발리 슈팅으로 연결됐다.


수원 삼성 시절 슈퍼매치서 서울을 상대로 득점을 기록했던 한의권은 전반 32분 동료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건희는 전반 41분 기습 오버헤드킥으로 서울 양한빈 골키퍼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랜드는 후반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고 서울의 문전을 위협했다. 마침내 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레안드로가 헤더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며 역사를 썼다.


이날 승리로 이랜드는 K리그1서 현재 4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을 상대로 경쟁력을 보였다. 올 시즌 현재 K리그2서 2위에 오른 것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물론 서울도 베테랑 기성용과 박주영 등이 이날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완전한 전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베스트 전력을 꾸리지 못한 것은 이랜드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역사적인 첫 ‘서울 더비’가 열린 가운데 공교롭게도 7년 전 4월 14일은 이랜드가 창단을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K리그 우승 6회에 빛나는 서울은 이날 한 경기만으로 쉽게 인정할 수 없겠지만 이미 ‘서울 더비’의 스토리는 쓰여지기 시작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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