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팬' 준우승 후 정식 데뷔...유명 가수들 러브콜 잇따라
광고·패션·예능까지, 영역 확장 어디까지?
‘Naked BIBI’, 가수 비비(BIBI)의 풀네임으로, ‘BIBI’는 ‘BABY’를 빠르게 발음했을 때 나는 소리다. 즉 그의 이름은 ‘벌거벗은 아기’라는 의미다. 그만큼 순수한, 그리고 날 것의 매력을 보여주자는 그의 각오를 담은 이름이다.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 비비는 첫인상도 남달랐다. 그의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매력을 먼저 알아본 건 ‘힙합의 전설’로 불리는 타이거JK와 윤미래였다. 윤미래의 추천으로 SBS ‘더 팬’에 출연해 준우승을 거두며 실력파 신예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원석이었던 비비가 보석이 된 건 순식간이었다.
‘더 팬’에서 비비는 다양한 주제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독특하고 감각적으로 풀어내고, 그것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에 매우 능숙했다. ‘더 팬’ 출연 이후 직접 프로듀싱한 자작곡 ‘비누’(2019)로 정식 데뷔했고, 이후 ‘자국’(2019) ‘나비’ ‘사장님 도박은 재미로 하셔야 합니다’(2020) ‘안녕히’(2020) ‘사랑의 묘약’ 등의 노래를 발표하면서 다양한 장르를 두루 소화하며 자신 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했다.
작사·작곡뿐만 아니라 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비비의 눈빛과 표정을 보는 재미다. 뻔뻔할 정도로 역할에 몰입하고 스스로 만든 음악적 세계에 심취한 그의 눈빛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유니크한 목소리가 그렇듯, 그는 눈빛으로도 이야기를 전달하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그의 음악을 통해 드러난 한계 없는 스펙트럼은 다른 아티스트들의 곡을 통해서 증명되기도 했다. 비비는 자신의 음악을 견고히 하는 와중에도 박진영, 지코, 비원에이포(B1A4), 크러쉬, 나플라, 민경훈·김희철 등의 러브콜을 받고 함께 작업을 했다. 놀라운 건 이들이 다루는 음악들이 각자 장르도, 색깔도 어느 하나로 규정하기 힘들만큼 다양함에도 비비는 그 곡들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반응도 예사롭지 않았다. 글로벌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는 비비를 ‘2020 Top 5 Most Streamed RADAR Korea Artist’로 선정, ‘주목해야 할 케이팝 신예 아티스트’로 언급했고, 미국 빌보드 평론가는 비비의 ‘안녕히’를 ‘2020 최고의 케이팝 20’에 선정하기도 했다.
어떤 의미에서 비비는 여전히 ‘보석’ 보단, ‘원석’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차별화 된 가치관과 음악 등의 가치는 충분히 보석에 비유해도 과하지 않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누군가에 의해 가공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것들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선 막 파낸 그대로의 원석과도 같다. 그리고 그 원석이 어디로 튈지는 누구도 감히 예측하기 힘들다.
실제로 비비는 음악 활동 외에도 예능, 광고, 패션계에 두루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달 17일에는 2021F/W 뉴욕패션위크에서 이성동 디자이너가 이끄는 브랜드 얼킨 컬렉션 모델로 참여하기도 했고, 의류 브랜드 모델로도 발탁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 1월 공개된 티빙의 첫 번째 오리지널 웹예능 ‘여고추리반’에 고정 멤버로 출연하고,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제작하는 인기 웹예능 ‘워크맨’에도 출연 중이다. 예능에서도 보여지는 그의 매력은 역시 솔직, 당당함이다. 다소 거친 언어를 쓰는 아슬아슬한 상황도 연출되지만, 절대 선을 넘진 않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정식 데뷔 후 2년 밖에 되지 않은 비비는, 스스로 “가수가 된 건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가 만들어 온 성과들은 그저 ‘운’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스스로를 조금씩 다듬어가며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타인에 의한 가공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를 통해 원석에서 보석이 되는 그 과정들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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