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LH 투기의혹' 불똥 번질까...금융권 '노심초사'


입력 2021.03.09 05:00 수정 2021.03.08 14:36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만만한' 금융사에 책임 물을라 금융권 '초긴장'

정부 민심수습 총력전에 금융당국 조치 불가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장관회의 후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며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대지 국세청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홍남기 부총리, 변창흠 국토부 장관, 이재영 행안부 차관. ⓒ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장관회의 후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며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대지 국세청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홍남기 부총리, 변창흠 국토부 장관, 이재영 행안부 차관. ⓒ기획재정부

금융권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투기 의혹의 불똥이 '금융사 책임론'으로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직원들이 지역농협을 통해 수십억원대 대출을 몰아 받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선 이번 사태의 책임론이 '만만한' 금융사로 향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대형 이슈가 터지면 금융사들이 당국에 불려가서 혼나고, 예방책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받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 않나"라며 "조만간 불려갈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관계부처 수장들이 이례적으로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사과하고, 대통령이 직접 전수조사를 지시하는 등 정부가 여론수습 총력전에 나선 사안인 만큼, 금융권을 향한 책임론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현재 국가수사본부에 설치된 특별수사단을 금융위원회와 국세청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로 확대 개편해 개발지역에서의 공직자를 포함한 불법적·탈법적 부동산 투기행위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이번 논란에 금융권이 얽힌 부분은 LH직원들이 경기 광명·시흥지구 땅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받은 대출이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실이 농협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시흥농협에서 LH직원 9명에게 대출해 준 총액은 43억1000만원이다. 담보인정비율(LTV)은 금융당국이 허용하는 최대치인 70%까지 적용됐다.


농협측은 대출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상환 능력 등을 고려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담보대출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농협중앙회의 내부 점검에서도 '절차적 특이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양' 삼으려는 움직임에…금융권 "우리가 공범인가"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은행 대출창구에서 '투기 의심 정황'을 인지하고도 걸러내지 않았다는 점 등을 문제삼고 있다. 정부여당 입장에선 이번 사태를 둘러싼 책임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더 많은 희생양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사 관계자는 "사태의 본질은 'LH직원이 내부정보를 빼돌려서 투기를 했느냐'이지 그들이 '어느 금융사에서 대출을 얼마큼 받았느냐'가 아니다"면서 "대출과정에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는데도 마치 공범으로 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금융권에선 향후 정부합동조사단이 3기 신도시 전반에 대한 투기 조사를 벌이기로 한만큼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10만명에 달하는 공직자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대출과 맞물린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들끓는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한 금융당국의 후속 조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가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참여하면서 전수조사 결과와 함께 내놓을 예방책 마련까지 숙제로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업계에선 부동산 문제를 엉뚱하게 대출창구에서 찾더니 이번에도 금융사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며 "향후 대출 심사 과정에 규제가 추가되는 등 책임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