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해충 ‘담배가루이’ 레몬밤으로 벌레 유인효과 확인
레몬밤, 땅 위 50cm 위치에 두면 유인효과 약 8배 정도
농촌진흥청이 겨울철 시설재배 토마토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해충인 ‘담배가루이’를 친환경적으로 방제하는 기술을 제시했다.
해충 ‘담배가루이’는 토마토 잎 뒷면에 알을 낳으며, 잎의 즙을 빨고 액즙(감로)을 배설하는 과정에서 열매에 그을음을 일으켜 토마토의 상품성을 떨어지게 한다.
농진청에 따르면, ‘담배가루이’를 방치하면 이차적으로 잎과 열매에 피해를 주는 황화잎말림바이러스(TYLCV)를 옮길 수 있다. 이는 잎과 열매 발육을 늦춰 열매도 심하게 쪼그라드는 현상을 초래한다.
농진청은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번식력이 강하고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허브식물 4종을 활용해 담배가루이 방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레몬향이 나는 쌍떡잎식물 ‘레몬밤’이 로즈제라늄·초코민트 등 다른 허브식물보다 담배가루이 어른벌레(성충) 유인효과가 더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특히 레몬밤에 유인되는 담배가루이 양은 토마토에 유인되는 양보다 4배 더 많았다. 레몬밤을 작물체 위 30cm 높은 위치에 뒀을 때보다 땅 위 50cm 위치에 두었을 때, 즉 식물체 위보다 아래쪽에 두었을 때 유인효과가 약 8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브식물(레몬밤)의 설치 위치. 상단부(왼쪽)와 하단부(오른쪽), 상단부보다 하단부가 담배가루이 성충 유인효과가 높았다. ⓒ농진청
농진청은 농가에서 토마토가 어릴 때는 레몬밤 식물체를 플라스틱 화분에 담아 이랑과 이랑 사이에 10m 간격으로 배치하고, 토마토가 다 자란 뒤에는 과일 수확상자(525×365×320mm)를 이용해 땅 위 50cm 지점에 레몬밤을 놓아둘 것을 권했다.
또한 레몬밤에 담배가루이 밀도가 증가해 더 증식이 힘들다고 판단되거나 레몬밤이 말라 죽으면, 담배가루이 크기보다 눈이 작은 망을 씌워 레몬밤을 제거하고 새로운 레몬밤을 설치토록 했다.
농진청은 담배가루이 유인효과가 있는 레몬밤 성분을 분석한 뒤, 유인물질과 천적 활용 이용 기술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최준열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특작환경과장은 “레몬밤을 온실에 두면 토마토의 담배가루이 피해를 줄여 약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품질 좋은 토마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