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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보 신형 '크로스컨트리V90'…세단+SUV '몸에 좋은건 다 넣었다'


입력 2020.11.19 06:00 수정 2020.11.18 20:06        태안(충남) = 데일리안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볼보의 안전성, SUV 활용성, 세단 승차감, 특별한 스타일 '팔방미인'

낯선 디자인이 색다른 매력으로…'왜건 불모지' 한국시장 개척하나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정측면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정측면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각자무치(角者無齒)'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뿔이 있는 자는 이가 없다는 뜻으로 장점이 있으면 다른 한편으로는 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볼보자동차의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에는 이 사자성어가 통하지 않는다. 볼보의 핵심 경쟁력인 '안전'은 물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활용성'에 세단의 '승차감', 어디서도 눈에 띄는 '스타일'까지 4가지를 모두 겸비했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된 볼보자동차의 왜건 모델 신형 V90은 3년 만에 선보이는 부분변경 모델이다. 정교해진 디자인, 최고수준의 편의사양이 선사하는 공간 경험, 환경을 생각한 최신 파워트레인 및 볼보의 첨단 안전 패키지를 갖춰 '왜건 불모지'로 불리는 한국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18일 충남 태안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신형 V90을 시승해봤다. 코스는 태안 안면도 아일랜드 리솜 리조트에서 충남 홍성군의 한 카페까지 이어지는 왕복 약 90km 거리로, 교통량은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계속되는 커브구간, 곳곳에 널린 로드킬 동물사체 등 돌발요소가 산재하는 쉽지 않은 주행환경이 펼쳐졌다.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주행장면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주행장면 ⓒ볼보자동차코리아

정측면에서 처음 바라본 신형 V90의 인상은 굉장히 낯설었다. 국내시장에서 SUV와 세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왜건 차량군은 아직 인기가 많지 않은 탓이다.


전장 4960mm 전폭 1905mm의 크기는 웬만한 중형SUV와 맞먹지만 전고는 1510mm로 소형SUV 보다도 낮다. 보통 SUV와 세단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 눈에는 익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볼보자동차 관계자는 "몇몇 고객분들은 운구차 같다고 하신다"며 단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이런 선입견을 깨고 럭셔리함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볼보자동차의 능력"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처음엔 어색하게만 보였던 외관도 보면 볼수록 신선한 매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길게 잘 빠진 스타일은 운구차 보다는 리무진이라는 인상이 더욱 강하게 들었고, 바닥에 착 달라붙은 듯 한 안정감이 느껴졌다. 특히 왜건의 낯선 스타일은 도로 위에서 나만의 개성을 뽐내며 주위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정면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정면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신형 V90은 3년 만에 나온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외관은 전 모델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전작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은 만큼 불필요한 변화보다는 강점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한 것이다.


전면은 3D 형태의 엠블럼, 전방 안개등, 스키드 플레이트로 볼보 특유의 단단한 인상을 한층 더 강화했다. 볼보의 차량들은 전면부 엠블럼을 통해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드러내지만 2030세대인 기자의 눈으로 보기엔 올드하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려웠다.


라디에이터 그릴 패턴도 단순한 세로 바 보다는 최근 트렌드로 떠오르는 그물망 패턴이 적용됐으면 더 많은 소비자들의 취향에 더 부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측면부에는 크로스컨트리의 특성을 강조한 블랙 휠 아치와 사이드 가니쉬, 글로스 블랙 사이드 윈도우 데코, 새로운 휠 디자인이 도입됐다. 후면에는 시퀀셜 턴 시그널이 포함된 풀-LED 테일램프와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상징하는 히든 테일 파이프가 적용돼 세련되면서도 강인한 느낌을 더했다.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운전석 인테리어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운전석 인테리어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실내는 마치 숲에 들어선 듯 한 차분하고도 편안한 느낌을 선사한다. 운전자의 손닿는 모든 곳이 목재와 가죽으로 마감돼 부드럽고 편안한 운전 감각을 극대화시킨다.


특히 차내 미세먼지 95%를 밖으로 방출하는 공기 정화 시스템이 적용된 덕분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까지 오른 날임에도 불구하고 실내 공기는 쾌적했다.


디지털 클러스터 한가운데는 큼지막하게 내비게이션 정보가 표시된다. 아울러 전면 유리창 헤드업디스플레이(HUD)에도 현재 속도, 도로 제한속도, 내비 안내, 앞차 간격 주의신호 등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충실하게 표시해주는 덕분에 편안한 드라이빙 경험뿐만 아니라 안전함 까지 더해준다.


센터페시아에는 9인치 터치스크린을 장착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사용자인터페이스(UI) 적응이 불편한 탓에 디지털 방식을 꺼리지만 V90에 장착된 터치스크린은 스마트폰과 거의 유사한 UI를 채택한 덕분에 조작이 손쉽다. 그러면서도 비상등 깜박이, 공기내부순환, 스피커 볼륨, 다음 곡 등 손이 자주 가는 기능들은 물리버튼으로 처리한 센스가 돋보인다.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2열 인테리어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2열 인테리어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다만 시도 때도 없이 터치스크린 상단에 안전안내 문자가 표시되고, 클러스터 한가운데 'Emergency warning' 문구가 뜨는 문제는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인근 지역이 아닌 전국의 모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안내를 표시하는 탓에 일어나는 문제다. '고객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볼보의 정성은 이해되지만 다소 과한(?) 정성은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긴 전장과 전폭 덕분에 운전석 공간은 어느 중형 SUV 못지않게 널찍하다. 시트는 마치 안락한 소파에 몸을 누이는 듯 착좌감이 뛰어나고 한 쪽 팔도 원하는 자세대로 편안하게 걸칠 수 있다. 2열 좌석 역시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며,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열면 사방이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트렁크 용량도 560ℓ로 준중형 SUV 수준의 공간 활용성을 제공하고 2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용량이 1526ℓ까지 늘어난다. 키 180cm가 넘는 성인 남성도 편안하게 '차박'이 가능하고 선루프 너머로 밤하늘도 감상할 수 있다.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운전석 인테리어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운전석 인테리어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이처럼 SUV의 장점을 두루 갖춘 신형 V90은 여느 세단 못지않은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신형 V90은 B5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최고 출력 250마력, 최대 토크 35.7kg·m의 성능을 갖췄다.


시동버튼을 눌러도 시동이 걸렸는지 분간이 잘 안 될 정도로 소음과 진동이 적을 뿐만 아니라, 바람 저항이 적어 주행 중 풍절음도 적고 출렁거림도 없다. 카페의 푹신한 소파에 앉아있는 듯 한 아늑한 분위기로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직진구간에서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아주니 경쾌한 가속감과 함께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돌파했다. 속도를 한껏 높인 상태에서 핸들을 돌려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차선을 옮겼다. 비교적 고속에서 제동페달을 밟아도 차체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느낌과 함께 쏠림없이 부드럽게 멈춰 섰다.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후면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후면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끊임없이 등장하는 커브구간, 곳곳에 널린 로드킬 동물사체, 지나치게 저속 주행하는 차량 등 온갖 장애물들도 민첩하고 부드럽게 방향을 틀며 피해갔다. 다만 차체가 비교적 큰 만큼 핸들링의 정밀도는 세단에 못 미친다는 느낌은 떨치기 어려웠다.


'안전의 볼보'답게 각종 안전기능도 충실하게 탑재됐다. 난생 처음 몰아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내 소유의 차량인 것 처럼 불안감 없이 자신감 있게 주행할 수 있었던 이유다.


앞 차량과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 중앙에 맞춰 조향을 보조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II' ▲전방 장애물 감지 및 교차로 추돌 위험 감지 기능을 갖춘 긴급제동 시스템 ▲도로 이탈 완화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등으로 구성된 '인텔리 세이프' 시스템이 전 트림에 동일하게 적용됐다.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전면부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 신형 크로스컨트리(V90) B5 전면부 이미지 ⓒ볼보자동차코리아

이만식 볼보자동차코리아 세일즈·마케팅 총괄 전무이사는 "올해 10월까지 볼보차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1만대를 돌파했고 그중 크로스컨트리 모델이 20%를 차지하고 있다"며 "왜건의 불모지라고 불리는 한국에서 놀라울 정도로 높은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전무는 이어 "이같은 국내시장 소비 패턴의 변화와 라이프스타일에 발 맞춰 크로스컨트리 모델 판매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형 V90의 가격(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 전 가격 기준)은 B5 AWD 6900만원, B5 AWD Pro 75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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