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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예능 속 세계관①] 스타PD의 탄생과 세계관의 연결


입력 2020.10.25 11:05 수정 2020.10.25 11:0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나영석 PD, 시즌제-스핀오프 월드로 보여준 세계관

김태호 PD "마블 스튜디오 같은 예능 시스템 만들 것"

ⓒMBC, tvN ⓒMBC, tvN

마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세계관’은 이제 국내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세계관은 작품 진행의 무대가 되는 시공간적 배경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소설과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서 자주 사용되던 단어지만 지금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고, 대중들도 이 세계관을 하나의 놀이처럼 소비하는 시대다.


예능프로그램이라고 예외는 없었다. 케이팝 씬에서 한 그룹이 데뷔 전, 혹은 앨범 발매 전부터 세계관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처럼, 예능에서도 스타PD의 주도 아래 히트를 한 프로그램의 시즌제, 혹은 스핀오프 개념으로 세계관을 확장하는 식이다. 즉, 예능프로그램의 세계관 확립의 첫 시작은 스타PD의 탄생으로부터 시작된 셈이다.


예능의 세계관 도입을 살펴보려면 스타PD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스타PD로 불리는 나영석과 김태호 등 연출자들이 예능 속 세계관을 이끌어가고 있는 대표주자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프로그램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재미를 자극하면서 스타가 된 케이스다. 다른 점이라면 나영석은 직접 개입, 김태호는 간접 개입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면서 ‘나쁜PD’ ‘사기꾼’ ‘양아치’ 등의 공통적인 별명까지 얻고 있다.


두 사람이 스타가 된 건 ‘변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에서부터 비롯된다. 먼저 스타PD의 대열에 올랐던 건 김태호다. 김태호는 MBC ‘무한도전’으로 리얼 버라이어티쇼라는 캐릭터쇼의 시대를 열었다. 여러 캐릭터를 가진 멤버들이 무모한 도전을 이어가면서 성장하게 되는 것이 그의 큰 그림이었다.


나영석은 KBS2의 간판 스타PD였다. MBC에 김태호가 있다면, KBS에는 나영석이 있다는 말도 나왔다. 나영석의 진가는 CJ ENM으로 옮겨가면서부터 발휘됐다. ‘1박 2일’에서 다져 놓은 기반을 CJ ENM에서 꽃을 피운 셈이다. 그는 tvN을 지상파에 맞먹는 거물 방송국으로 만들어낸 주역이기도 하다.


스타PD가 된 김태호와 나영석은 자신 만의 ‘세계관’을 만들기에 돌입한다. 김태호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무한도전’ 시절을 함께 보낸 유재석을 중심에 두고 그의 캐릭터를 확장하는 세계관을 구축해냈다. 유재석은 유고스타, 유산슬, 라섹, 유르페우스, 유디제이뽕디스파뤼, 닭터유, 유두래곤, 지미유 등의 새로운 분신들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방송가를 휩쓴 ‘부캐(부캐릭터) 열풍’도 김태호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영석은 지상파 시절에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시즌제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은 ‘나영석표 예능’이라는 연결점으로 서로 다른 프로그램임에도 하나의 세트처럼 인식되고 있다. 또 그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대중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변화하면서 세계관의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


두 피디의 이 같은 성과는 순전히 운에서 비롯된 건 아니다. 특히 ‘무한도전’ 종영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김태호는 “영화 제작사 마블 스튜디오를 보면서 느낀 것들이 있다. 각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들이 모두 큰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된다. 제가 새 프로그램을 하게 된다면 특집마다 각자 연출하지만, 전체적으로 큰 틀을 함께 하는 그런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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