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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라이더, IT프리랜서도 OK”… '긱 워커'에 눈도장 찍는 카드사


입력 2020.10.22 06:00 수정 2020.10.21 15:59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긱 이코노미 시대 '월급' 아닌 '대금' 지급…신한·하나 등 선정산서비스 경쟁

축적된 데이터 기반 자체 신용평가(CB) 구축·금융서비스 제공 '확장 가능성'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외 플랫폼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종사자 수만도 50여만명에 이르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새로운 수요층’인 긱 워커(Gig Worker, 플랫폼 노동자)들을 겨냥한 금융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가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사업은 ‘대금 선정산 서비스’다. 하나카드는 지난달 중순부터 IT프리랜서를 대상으로 ‘대금 선정산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웃소싱 플랫폼 ‘위시켓’으로부터 개발자들의 온라인 아웃소싱 거래 데이터를 제공받아 이들에게 지급될 대금을 보다 신속하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신한카드 역시 지난달 27일 배달라이더, 우버택시기사 등과 같은 플랫폼 종사자를 위한 ‘선정산 서비스’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카드를 기반으로 한 ‘소득 선정산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 노동자의 대금 정산주기를 월 단위에서 주 단위로 기존 대비 최대 56일까지 앞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서비스는 내년 2월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카드사 관계자는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개별 종사자들이 받을 수 있는 대금 규모에 대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지급받을 소득을 예상해 그 수준의 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근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는 스마트폰 앱 등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노동형태 전반을 의미한다. 이들은 대체로 앱을 통해 일감을 구하고 그에 따른 보수를 받고 있지만 수입구조가 상대적으로 불안정하고 고용형태가 제도화돼 있지 않아 금융서비스 측면에서도 소외돼 있는 실정이다.


카드사들은 그간 접근이 쉽지 않았던 이들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으로 수익성 확대, 여기에 향후 축적될 '빅데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일반 금융권에서 통용되던 급여소득자 개념이 아닌 프리랜서 데이터의 경우 좀처럼 확보할 길이 없었던 만큼 제휴업체 범위를 확대해 신용 사각지대에 있던 각 업권 별 종사자의 월 소득 규모는 물론 신용도 등에 대한 분석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선정산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가 충분히 쌓일 경우 카드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및 신용평가사업(CB) 강화와 맞물려 플랫폼 종사자 대상 카드 발급 및 대출서비스 제공도 가능할 것이라는 구상이다. 실제로 하나카드의 경우 이번 대금선정산서비스를 시작으로 고도화된 신용공여모델을 구축한 뒤 내년 상반기 중 프리랜서 맞춤형 대출서비스 출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대 A씨가 일반 고용직 근로자가 아닌 플랫폼 근로자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다고 가정할 경우 A씨의 소득이나 신용도가 어떻게 되는지 카드사로서는 확인할 근거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신용카드 발급이나 대출 등에 있어서도 허들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지만 이번 플랫폼 노동자 대상 서비스 구축이 활성화될 경우 이들에 대한 금융소외 부분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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