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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美 증시 조정론...서학개미 추가 매수 GO? STOP?


입력 2020.09.07 05:00 수정 2020.09.06 16:2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올해 美 주식 보유액 138% 급증...나스닥은 6개월만 최대 낙폭

“고밸류 부담, 저평가 가치주 늘려야...대선 이벤트는 긍정적”

미국 증시의 변동성 장세가 주목되고 있다.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가를 보고 있는 거래인의 모습.ⓒAP/뉴시스 미국 증시의 변동성 장세가 주목되고 있다.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가를 보고 있는 거래인의 모습.ⓒAP/뉴시스

테슬라·애플 등을 겨냥한 미국주식 ‘직구족’이 늘어나면서 하반기 미국증시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증시는 최근 정세와 관련 없이 연일 고점을 찍은 뒤 급등락을 오가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일시적인 숨고르기라는 분석과 함께 기술주를 중심으로 거품이 가라앉을 것이란 비관론이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조정과 함께 또 다른 변동성 요인인 미국 대선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조언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보관 잔액은 지난 2018년 46억6200만 달러에서 지난해 84억1500만 달러로 2배 가깝게 늘어났다. 올해는 지난 3일 기준 201억5000만 달러로 이미 작년 전체 보관 잔액을 크게 앞질렀다.


미국 주식 투자 열기에 따라 펀드에도 돈이 몰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시점 북미펀드 55개에는 최근 6개월 간 6756억원의 자금이 흘러들어왔다.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가별로 보면 두 번째로 유입이 많은 러시아의 경우 414억원에 그쳤다. 최근 3개월 기준으로도 대부분의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미국펀드에는 1333억원이 몰렸다. 다음으로 높은 브라질은 19억원 유입에 불과하다.


다만 5개월 연속 거침없이 오르던 미국 증시는 최근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며 원정개미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9.42포인트(0.56%) 내린 2만8133.3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8.10포인트(0.81%) 내린 3426.9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4.97포인트(1.27%) 내린 1만1313.13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 모두 장중 상승과 급락, 반등을 거듭하며 변동성을 키웠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하락세가 나타났다. 지난 주 다우지수는 1.82%, S&P500 지수는 2.31%, 나스닥은 3.27% 각각 하락했다. 지난 3일(현지 시간)에 나스닥 지수는 전일 사상 첫 1만2000선을 돌파한 뒤 하루만에 5% 가까운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애플과 테슬라가 각각 8%, 9%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도 6%, 5%씩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악재가 불거지지 않은 만큼, 상승 랠리에 대한 피로감이 한꺼번에 나타난 것으로 진단했다. 일시적 조정에 따라 숨고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특별한 악재가 없이 뉴욕증시가 나스닥 중심으로 폭락했는데, 최근 급등에 따른 이익실현 차원의 속도 조절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증권가의 긍정적인 전망은 미국 경제지표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고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힘입어 경기가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란 입장을 전제로 한다. 미국 정부가 오는 11월 대선 이전 코로나19 백신 배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과 의회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는 평가다.


반면 ‘민스키 모멘트’에 따른 거품 붕괴 우려도 제기된다.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의 이름에서 딴 민스키 모멘트는 지속 불가능한 강세장 이후 시장이 갑자기 붕괴하는 것을 뜻한다. 그동안 미국 증시는 일부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쏠렸다. 펀더멘털보다는 과열 투자에 집중되면서 본격적인 조정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기술주 중심의 쏠림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경기 방어주에 대한 관심을 가질 때라고 조언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기술·성장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프리미엄 약화에 따라 업종 주가 조정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한다”며 “단기적 박스권 장세를 반영해 FAAM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비중을 일부 축소하고 저평가된 경기 방어 가치주의 편입 비중을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과 관련해 이달부터 정책 기대가 극대화 되는 시기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말 미국 양당의 전당대회를 통해 최종 후보가 확정됐고 이달부터 공격적인 선거 유세로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서다. 역사적으로 미 대선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는 코로나19와 맞물려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으로 인한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대선이라는 이벤트의 특성상 정책 기대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면서 “이번 미 대선에서도 누가 당선되든 코로나19 사태 회복을 위한 경기 부양책이 적극 추진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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