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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체제 2년①] '안정'에서 '혁신'으로…스마트 모빌리티·수소경제 선도


입력 2020.09.07 07:00 수정 2020.09.05 20:27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전략…CASE 대응 넘어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 주도

‘FCEV 비전 2030’, 수소차 넘어 수소경제 선도…한국 경제 미래 성장동력 핵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룹 총괄의 중임을 맡은 지 오는 14일로 2년을 맞는다. CASE(연결성·자율주행·공유·전동화)로 대변되는 자동차 산업의 격변기에 그룹을 이끌게 된 정 수석부회장은 부친인 정몽구 회장이 ‘품질경영’으로 다져 놓은 ‘안정’의 기반 위에 더 큰 도약을 위한 변화를 추구하는 ‘혁신의 리더’로 평가받는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 수소경제 선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이라는 과제를 짊어진 정 수석부회장 체제의 현대차그룹은 ‘제2의 창업’에 버금가는 진화의 과정에 있다.[편집자 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총괄을 맡으면서 가한 가장 큰 변화다.


지금의 직책으로 승진하기 직전인 2018년 9월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정 수석부회장은 “자동차산업 변혁에 대응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같은 스마트 모빌리티 전략은 지난해 말 주력 계열사인 현대자동차를 통해 구체화됐다.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전략적 지향점으로 설정한다는 내용의 ‘2025 전략’을 발표했다.


‘2025 전략’은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 2대 사업 구조를 축으로 ▲내연기관 고수익화 ▲전동차 선도 리더십 ▲플랫폼 사업기반 구축 등을 3대 전략 방향으로 설정됐다.


이어 올해 초에는 정 수석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과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로 구성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구성된 미래 도시의 모습을 공개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이같은 비전은 자동차 산업의 ‘CASE(연결성·자율주행·공유·전동화)’ 시대로의 전환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를 주도하겠다는 야심을 담고 있다.


현대차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개념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개념도. ⓒ현대자동차그룹

PBV는 CASE 관련 기술이 집약된 이동수단이자 고정 시설물이다. 자율주행 기능을 갖춰 별도의 운전석이 불필요하며, 실내 공간은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다. 다수의 인원을 이동시키는 셔틀의 역할은 물론, 식당이나 카페, 호텔, 영화관 등 여가 공간, 병원, 약국 등 사회 필수 시설로도 변신할 수 있다.


전기모터를 동력으로 움직이며, 하부에 배터리를 넓게 깐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플랫폼에 상부 차체를 결합하는 방식의 설계가 PBV의 무한한 확장을 가능케 한다.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구동부가 다양한 용도의 상부 차체와 호환되며 공유된다.


UAM은 반세기 넘게 도로 위에서 펼쳐온 현대차그룹의 주력 사업을 하늘 길로 확장하게 해주게 될 신개념 모빌리티다. UAM을 구성하는 개인용 비행체(PAV)는 전기 추진 기반의 수직이착륙(eVTOL) 형태로 운행되며, 대도시의 교통체증문제를 극복하는 동시에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미래 혁신 사업으로 꼽힌다. 활주로 없이 허브와 허브 사이를 옮겨가며 도심 내 이동을 가능케 한다.


UAM은 미래 모빌리티 환경 변화와 함께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가진 분야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글로벌 UAM 시장이 1조5000억 달러(약178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수소위원회 주관 만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수소위원회 주관 만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먹거리이자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소경제 분야도 선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경제의 핵심 플랫폼인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진 넥쏘(1회 충전 주행거리 609km)를 개발하는 등 선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정 수석부회장의 야심은 단지 수소전기차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의 동력원인 수소연료전지시스템에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양산 능력도 착실하게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12월 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연료전지시스템 연간 생산량을 70만기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연료전지시스템의 용도는 수소전기차에 한정되지 않는다. 기차와 선박 등 시스템의 부피나 무게에 큰 구해를 받지 않는데다 기착지가 한정돼 있는 이동수단은 자동차보다 적용이 더 유리하다. 동선이 일정 공간으로 한정돼 있는 지게차와 같은 장비도 충전 인프라 구축 부담이 덜하다.


기존 배터리 기반으로는 규모 확대에 한계가 있는 드론도 마찬가지다. 드론이 사람을 태울 수 있는 개인용 비행체(PAV) 수준으로 확대되려면 이륙중량이나 항속거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연료전지의 힘을 빌어야 한다.


잉여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시 사용하는 발전(發電), 전기저장장치 분야에서도 연료전지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2018년 12월 11일 현대모비스 충주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시삽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길형 충주시장,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현대자동차그룹 2018년 12월 11일 현대모비스 충주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시삽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길형 충주시장,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현대자동차그룹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는 올해부터 차량뿐만 아니라 연료전지시스템 판매를 본격화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협력을 통해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연료전지 연간 생산량 70만기 중 20만기를 외부 판매용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연료전지 기차, 연료전지 지게차, 연료전지 선박, 연료전지 발전(發電), 연료전지 드론 등 다양한 판로를 검토하고 있다.


이때까지 현대차그룹이 목표한 연간 수소전기차 생산량은 50만대다. 70만대의 수소연료전지 중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수량을 제외한 나머지 20만기는 외부 판매용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연료전지시스템 판매 본격화’를 선언한 것은 ‘수소전기차’를 넘어 ‘수소경제’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맥킨지가 2017년 발표한 보고서(Hydrogen scaling up)에 따르면 2050년 전세계 수소 수요는 연간 78EJ(석유로 환산 시 약 132억6000만 배럴)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보고서는 수소가 지금은 주로 산업용 원료로 활용되고 있지만, 수소 활용 분야의 기술 발전과 함께 수소 소비량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특히, 수소전기차 분야가 수소 수요 확대를 이끌고, 이후 연료전지가 다양한 분야에 보급돼 수소 소비가 점차 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이 구상하는 수소전기차 보급과 연료전지시스템의 외부 판매 병행 전략과 일치하는 예상이다.


수소에너지 관련 사업은 경제성 측면에서도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미래 성장동력이다. 맥킨지는 2050년께 세계는 수소 경제 활성화로 인해 수소에너지가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약 18%를 차지하며, 연간 2조5000억 달러(약3000조원)의 시장가치와 함께 3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조선, 반도체에 이어 우리 경제를 지탱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해서라도 정 수석부회장의 혁신이 만들어낼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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