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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출구 보인다"...고개든 면세점주 하반기 점프업?


입력 2020.09.04 05:00 수정 2020.09.03 16:27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상반기 실적 쇼크’ 호텔신라 8대% 상승...외국인 348억원 사들여

“임대료 감면 등 호재, 잃을 게 없는 투자”...백화점·호텔사업 우려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국내 증시에서 업종별로 주가가 오르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 업종의 하반기 반등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면세점주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큰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 시장의 상승 흐름에 합류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증권가는 정부의 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 효과과 함께 시내점 매출 증가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호텔신라는 전장 대비 500원(-0.66%) 내린 7만5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2거래일 간 7% 넘게 상승한 뒤 이날은 소폭 조정을 받은 모습이다. 역시 2거래일 동안 5% 이상 오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전날 종가에서 변동이 없는 21만3500원, 5만6500원으로 각각 마감했다. 롯데쇼핑은 0.25% 상승한 7만9300원을 기록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연일 상승장을 이어가며 업종 전반이 강세를 보일 때도 면세점주는 소외된 모습을 보였다.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 1월 2일 9만4000원에서 이날까지 19.9% 하락했다. 신세계도 연초 29만2500원에서 27% 빠졌다. 다만 호텔신라와 신세계 주가는 지난달 들어 뒤늦게 반등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상태다. 주가는 이날까지 등락을 거듭하며 한 달여 만에 각각 8.7%, 3.6%씩 올랐다.


특히 호텔신라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1개월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20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호텔신라를 348억원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면세업계의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과 함께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면세점 지원 방안을 발표한 것도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자극한 요인이 됐다.


면세업계 빅3인 신라·신세계·롯데 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1조466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0% 줄었다. 영업손실은 964억원에 달한다. 롯데면세점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50% 감소한 1조4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735억원이다.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의 매출은 7996억원, 영업손실은 694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정부는 지난달 27일 공항 임대료를 사실상 전액 감면하는 카드를 꺼냈다. 항공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을 고려해 8월 종료 예정이었던 임대료 감면 기간을 12월까지 추가 연장한 것이다. 여객 실적이 지난해 같은 달의 80%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한시로 적용되도록 했다. 기존에는 여객 실적이 60%를 회복할 경우 감면 혜택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임대료 부담 우려를 크게 덜 것으로 관측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지원방안은 신세계와 호텔신라에 가장 긍정적이고 현대백화점 또한 공항면세사업을 최소한의 부담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면서 “또 지난 7월 면세점 매출에서 시내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대비 70% 이상의 매출을 달성해, 비용 절감이 예상되는 4분기부터 면세 부문은 흑자 전환 가시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투자 측면에선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면세점 산업의 리스크에 집중했지만 시내 면세점은 중국 화장품 도매 채널로서의 역할이 여전하고, 공항점은 정부 조치로 상황이 한시적이나마 급호전된 상태”라며 “주식시장 회복 구간에서 면세점 기업들의 주가가 상당 기간 언더퍼폼했던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잃을게 없는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증권가는 호텔신라의 회복세에 주목했다. 중국 소비 회복으로 물건을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리셀러들의 주문량 증가와 제3자 반송의 활성화로 시내면세점 위주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기준 호텔신라의 시내 면세점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80%~90%까지 회복됐다는 추정도 나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항 면세점은 여전히 매출이 거의 없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난 1일 3기 사업자의 계약이 종료돼 최소보장액의 부담이 사라졌고, 임시 영업 기간에는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지불하기에 더이상 적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면세 부문 실적은 3분기부터 반등이 예상되며 4분기에는 흑자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백화점과 호텔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17일 이후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달 기존점 성장률은 신세계 0%, 현대백화점 -3%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호텔신라와 신세계의 호텔 사업 투숙률 하락은 추가적인 실적 불확실성 요인”이라며 “단기적인 실적 가시성은 호텔신라가 가장 높다고 볼 수 있지만, 코로나19로 중장기 글로벌 여행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커 당분간 면세 사업에서 사업 가치를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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