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뭉쳐야 산다”…적과의 동침 나선 시중은행


입력 2020.08.01 06:00 수정 2020.07.31 22:08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초저금리 시대·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 불확실성↑

우리금융-KT, 신한금융-하나금융 맞손…코피티션 시대

지난 5월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왼쪽부터)지성규 하나은행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신한금융지주 지난 5월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왼쪽부터)지성규 하나은행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신한금융지주

초저금리 시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과감히 경계를 허물고 적과의 동침에 나섰다. 공동 이익을 위해 협력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신사업 발굴을 위해 KT와 손을 맞잡았다.


이는 지난 6월 평소 금융과 ICT 융합 신사업에 뜻을 같이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구현모 KT 대표의 공동 제안으로 시작됐다.


양사 실무진들은 협의를 통해 신사업, 마케팅, 거래확대 등 세 가지 분야로 세분화해 협력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신사업 부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환경이 일상이 된 만큼 인공지능 대화형 플랫폼 구축, 클라우드 기반의 재택근무 환경 구축 등을 통해 고객에게 혁신적인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금융은 대면-비대면 채널을 연계한 디지털화로 채널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고객 편의 중심의 영업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며, KT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초개인화 시대에 맞는 맞춤형 금융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우리금융은 KT의 통신 인프라와 금융을 연계해 휴대전화와 인터넷 정보 등을 이용한 공동 마케팅으로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고객 접점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제휴요금제 및 금융상품 개발, 해외송금 및 환전 서비스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양사는 전략적 업무제휴를 통해 거래도 지속 확대하기로 결정해 우리은행은 KT 임직원과의 퇴직연금, 대출 등의 금융거래 뿐만 아니라 KT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업무 등을 지원키로 했다. KT는 우리은행에 통신서비스와 단말기 보급을 확대해 동맹 시너지를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경쟁사와도 손을 잡은 곳도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그룹 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동맹을 맺었다.


지난 6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10억 달러 규모의 아프리카 수출입은행 신디케이션론에 참여하는 금융약정을 체결한 것이 첫 협업 사례다.


신한은행은 영국해상풍력 프로젝트 파이낸싱, 영국·독일 광통신 프로젝트 파이낸싱, 영국·스페인 상업용 부동산 금융, 유럽 현지 기업 인수금융 및 금융기관 신디케이션론 참여 등 다양한 투자은행(IB) 거래 경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8년 9월 아프리카 수출입은행 신디케이션론을 주선한데 이어 이번 금융약정에도 유수의 글로벌 은행들과 함께 초청됐다.


하나은행은 미국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 주선, 영국 해상풍력 리파이낸싱 주선 등 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금융약정을 비롯해 영국 런던 터널 및 도로건설 사업 주선 등 여러 분야의 거래 경력을 쌓아왔으며 아프리카 수출입은행과는 지난 2014년 신디케이션론에 참여하는 등 꾸준한 관계를 이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는 업종 간의 벽이 무너지고 경쟁과 협력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코피티션(협력적 경쟁)의 시대”라며 “경쟁사는 물론 핀테크, 이종업종 간의 협업 사례가 더욱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