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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빠진 '최숙현 청문회', 책임 기관들 “모른다” 일관

  • [데일리안] 입력 2020.07.22 19:09
  • 수정 2020.07.23 07:09
  •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김 감독 등 핵심 가해자 3명 끝내 불출석

계속된 비판에 관계자들은 모르쇠로 일관

최숙현 청문회에 김규봉 감독 등 핵심 증인들은 출석하지 않았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최숙현 청문회에 김규봉 감독 등 핵심 증인들은 출석하지 않았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트라이애슬론 유망주 故(고)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풀고, 더 나아가 체육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으나 안타깝게도 알맹이 없는 질의응답만이 오갔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22일 국회에서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청문회에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최윤희 2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주낙영 경주시장, 여준기 경주시 체육회장 등 관계 기관 책임자들이 모두 자리에 참석했다.


하지만 가혹행위 당사자로 지목된 이들 중 입장을 번복해, 가해 사실을 고백한 김도환 선수만 출석했을 뿐, 현재 구속 된 '팀 닥터' 안주현 운동처방사와 김규봉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은 물론 주장 장윤정 등 핵심 관계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도종환 문체위원장은 "동행명령을 집행 중인데 안주현, 김규봉 두 사람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동행명령을 거부할 경우에는 국회 증언감정법 제13조에 의거해서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고발조치를 요구했기에 양당 간사와 협의해 추후 조치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이날 청문회는 형식적인 질문에 이어 판박이와 다름없는 답변들만 오고갔다.


문광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관계자들을 마이크 앞에 세워 자꾸만 반복되는 체육계 폭력에 대해 따끔하게 질책했다. 하지만 책임을 져야할 주무부처 관계자들은 “모른다” “파악하겠다” 등의 말만 되풀이하며 답답함을 자아내게 했다.


김규봉 감독의 회유 정황을 공개한 임오경 의원(자료사진).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김규봉 감독의 회유 정황을 공개한 임오경 의원(자료사진).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성과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김규봉 전 감독이 경찰 진술서 작성 당시 선수들을 회유한 정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김규봉 감독이 최숙현 선수의 고소로 경찰 조사가 들어오자 선수들을 불러 ‘때린 것은 인정하나 내 밥줄 끊기는 것은 인정 못한다’라는 폭언을 했다”라고 한 뒤 “경찰 진술서는 감독이 보는 앞에서 작성됐다. 진실이 담겼을 리 없다. 심지어 선수들이 진술서를 다 쓴 뒤에는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가 일일이 검토한 뒤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의 은폐 시도가 감독 혼자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혹시 상급 기관인 경주시 체육회가 감독에게 은폐를 지시한 것 아닌가. 책임자를 찾아내 반드시 문책하도록 조치해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미래통합당 김예지 의원 역시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김 의원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게 “2019년 체육계 폭력 및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기구를 만들겠다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표하셨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책임 기관의 수장으로 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이기흥 회장은 “오늘 청문회와 관련 없는 질문이라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질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고인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청문회 중 발언권을 얻었던 최숙현 선수의 부친 최영희 씨는 “경찰과 관계기관의 조치가 너무 지지부진했다. 진술해주겠다는 선수들도 나중에는 감독의 회유와 압박에 내용을 번복했다. 주위에 자기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숙현이는 목숨을 던져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것 같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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