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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의 뒤끝?…대선 앞둔 트럼프 향한 '메모 폭탄'


입력 2020.06.18 16:29 수정 2020.06.18 16:29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메모광' 볼턴의 회고록 발매

트럼프‧폼페이오 싸잡아 비판

北 비핵화 협상 비화도 공개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뉴시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뉴시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인종차별 시위로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하나의 '악재'를 만났다. 외교 비사를 거리낌 없이 들춰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이 일부 알려지면서다.


17일(현지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매체들은 오는 23일 출간 예정인 존 볼턴 보좌관의 신간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의 요약본을 일제히 소개했다.


공개된 요약본에는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6.12 북미정상회담 자리에서 "그(트럼프 대통령)는 정말 거짓말쟁이(He is so full of shit)"라는 쪽지를 볼턴 전 보좌관에게 건넨 일화가 담겨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정상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통화를 듣고 심장마비가 온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NYT는 이에 대해 '충성파'로 분류되는 참모들마저 등 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해당 저서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한 달 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 성공확률이 제로(0)"라고 밝힌 일화도 기술했다.


정확한 시점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싱가포르 회담 한 달여 뒤 방북했던 시기로 추정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018년 7월 6일부터 이틀간 북한을 방문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면담조차 하지 못해 '빈손 방북' 논란의 당사자가 된 바 있다.


국익보다 개인 이익 앞세운 사례도 담겨
재선 위해 中 인권 눈감았단는 주장


공개된 요약본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앞세운 사례들도 다수 담겼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 당시 비핵화 조치 세부사항에 거의 관심이 없었다며 정상회담을 언론 주목을 끄는 미디어 행사 수준으로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나 "미국에서 농산물을 수입해 재선 승리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콩과 밀에 대한 중국의 수입 확대가 선거 결과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중국의 위구르 이슬람교도 수용소 건설을 허용했다고도 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지지 기반인 농업 분야 종사자들을 위해 중국에 농산물 수입을 요구하고, 그 대가로 중국의 인권 유린에 눈 감았다는 뜻이다.


아울러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이슈에도 큰 관심이 없었다고 폭로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홍콩에서 반송환법 시위가 일어났을 당시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톈안먼 학살 30주년 기념일을 두고는 "그런 걸 누가 신경 쓰느냐"며 백악관 공식 성명 발표를 거부했다고도 한다.


트럼프 행정부, 볼턴 회고록에 법적 대응
볼턴, 트럼프‧폼페이오와 껄끄러운 사이로 알려져


'메모광'으로 이름난 볼턴 전 보좌관은 백악관 근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일일이 기록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이 기밀을 다루고 있다며 출간 금지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가처분 신청까지 낸 상태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요약본 공개를 볼턴 보좌관의 '역습'으로 평가하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9월 자신을 경질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폼페이오 장관과도 껄끄러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진다. 폼페이오 장관은 볼턴 경질 당시 기자들에게 둘 사이 이견이 있었던 적이 많았다며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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