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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금메달 썰매'서 내려온 이용 의원, 금배지 달고 후배들 처우개선 나선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6.02 09:19
  • 수정 2020.06.02 10:01
  •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이용 의원, 제21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

평창 신화와 헌신에도 체육계 현실 개선 안 돼…결정권 있는 국회의원으로 변신

미래한국당 이용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미래한국당 이용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썰매 불모지‘ 대한민국의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 은메달·스켈레톤 금메달 신화를 낳은 이용(42) 전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총감독이 이젠 국회의원으로 변신해 거친 여의도 땅에 도전장을 던진다.


전북 전주 출신의 이용 전 감독은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18번)로 당선, 금배지를 달았다.


국회 개원을 앞두고 데일리안과 만난 이용 의원은 자신이 하남에 살고 있음을 언급한 후 “(인터뷰 장소인) 올림픽공원은 가까운데 여의도는 멀다”고 웃었다. 그러나 체육계에만 몸담았던 이 이원에게 여의도 국회는 거리상으로만 먼 곳이 아니다. 아예 미지의 세계다.


한국 썰매의 찬란한 성공 신화를 진두지휘한 이용 전 감독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시점에 썰매를 내려놓고 미지의 세계로 들어온 이유는 국가대표들의 처우와 한국 체육의 발전을 위해서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가족과 체육계의 거센 만류가 있었다. 업계에 이만한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를 찾기 어려운데다, 정치권으로 진출해 대중과 후배들에게 존경받은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이 의원 개인으로도 힘든 선택이었다. 정치권에서 러브콜이 없었기 때문에, 혈혈단신 이 길을 택했다.


미래한국당 이용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미래한국당 이용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의원은 “너무나도 열악한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의 훈련 환경과 처우 개선이 (정계 진출을) 확고하게 했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과 메달을 꼭 따자고 다짐했다. 우리가 (봅슬레이‧스켈레톤 이라는) 볼모지에서 메달을 따면 예산도 늘어나고 열악한 인프라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 동기부여를 한 셈이다. (그러나) 세계에서도 놀란 성과를 거뒀지만 예산은 줄고 봅슬레이‧스켈레톤 경기장 유지도 쉽지 않다는 얘기만 돌아왔다. 선수들 앞에서 지도자들이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린 꼴이다”라며 국회 진출의 직접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어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도 그렇다. 일생의 기회인데 일부 선수들은 단일팀 정책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했다. 그때 우리 지도자들은 스포츠로 평화와 화합의 장을 연다는 가치도 지키고 희생에 따른 보상도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치에 이용당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야 하는 지도자 입장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결과를 이루고 희생까지 감수했는데 나아지는 것이 없었으니 말이다. 내가 어떤 포지션을 잡고 이 상황을 바꿔야할지 고민했다. 그러던 중 비례대표 후보 모집을 봤다. 면접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정치권에 백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나의 전문성과 스토리로 3분 면접에 모든 것을 쏟아냈다. 오직 내 신념을 안고 내 힘으로 했다. 솔직히 내가 정치권 누구를 알겠나”라고 말했다.


국가대표들과 코치진이 경험하고 있는 어려운 현실에 대해 이 의원은 한 토막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 의원은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조금 달랐지만, 진천선수촌에 들어가면 코치나 감독들은 사실 24시간 일한다. 1년 중 집에 들어가는 날도 얼마 되지 않는다. 선수들 컨디션 관리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힘들게 일하지만 직장인으로 대우 받지 못한다. 어떤 코치는 선수촌에 있을 때, 새벽 3시경 집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어린 자녀가 열이 39도까지 오르고 아파서 응급실에 가야하는데 아내 혼자 자녀 둘을 데리고 응급실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내용의 전화였다. 가족의 안전을 위해 당연히 달려가야 할 일이었지만 그것마저도 부담스러웠다.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다음 대회 성적에 따라 거취가 흔들릴 수 있는 계약직이기 때문이다”며 “전문 체육인들도 국민이다. 다른 영역에서만 정규직 전환을 논할 것이 아니라 국가대표를 위해 헌신하는 전문 체육인들도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도 가족이 있고, 그들도 세금을 내는 국민이다. 국가대표 총감독이야 성적에 따라 바꿀 수 있다지만 그 외 코치들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나마 최근 바뀌고 있지만 4대보험 적용도 받지 못했던 체육인들이다. 퇴직금도 없다. 심지어 나도 퇴직금이 0원이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엘리트 스포츠는 생활 체육과 다른 선상에서 각각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국이 해외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것에 대해 해외 코치들은 진천선수촌에 와서 이해한다. ‘이래서 한국이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 큰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경탄하며 엄지를 치켜든다. 우리 체육은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시스템으로 수많은 결실을 맺어왔다. 우리가 잘해온 것은 지키고 키워야 한다. 좋은 점은 받아들여야겠지만 엘리트 스포츠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은 이해할 수 없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스템을 마냥 따라갈 수는 없다. 물론 엘리스 스포츠 폐해 중 하나로 꼽히는 성적 지향주의 속에서 쇼트트랙 심석희 사태 같은 경우가 나온 것은 안타깝다. 체육인으로서 부끄럽다. 하지만 한 부분을 놓고 체육계 전체를 일반화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흐름이다. 분명 반성하고 개선해야 하지만 그것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진정성 있게 행동하는 체육인들도 많다. 문제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규정을 강화해 사고 재발을 막으면 된다. 국회의원이 한 명 실수했다고 국회를 폐지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올림픽 금메달=국위선양’이라는 시각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금메달에 대한 가치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경제적 가치로 접근해야 한다. 메달을 획득해 국위를 선양했다는 가치에 공감하는 국민들은 이제 많지 않다. 오히려 금메달의 경제적 가치를 설명하고, 세계적으로 얼마나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인지 조명해야 한다. 대한체육회서도 발표하듯, 김연아나 윤성빈의 금메달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나오지 않았나”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국가대표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가령, 국가대표들이 생활 속 운동법을 소개하면서 국민들의 코로나19 면역력 강화에 이비지하는 방법도 있다. 쉽게 말해 박태환이 어떻게 운동하며 면역력을 키우는지에 대한 콘텐츠도 필요하다.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실생활에 와 닿는 정책을 추진해야 메달의 가치가 더욱 빛날 수 있다. 스포츠산업이 죽었다고 힘들어하는데 이런 작은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 이용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미래한국당 이용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용 의원의 국회의원으로서의 첫 행보는 의외였다. 체육 관련 정책 추진을 고민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보다 교육부를 먼저 만나겠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현재 학교 체육이 비정상적으로 흐르고 있다. 왜 학생들 건강을 안 지켜주나. 바쁜 일상에도 운동하는 직장인들 많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봉사활동이나 수행평가 점수를 반영하듯, 체육활동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학부모나 학생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고 건강도 증진할 수 있다. 학교 밖에서의 체육활동으로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 교육부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체육을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당위성과 명분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선으로서 이 의원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제21대 국회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77석을 차지해, 야당 의원이 보일 수 있는 행보의 폭이 확실히 좁기 때문이다. 이 의원 입장에서는 같은 체육인 출신이자 선후배 사이인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광명갑)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으로 지향점이 다르긴 하지만 한국 체육의 활성화와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는 같다.


이 의원은 “큰 틀에서 임오경 의원과 같은 생각이다. 우리는 체육계에서 올라왔다. 뿌리가 같다. 같이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개원하기 전 식사도 한 차례 했다. 선배님이 체육에서 기여한 공로는 인정하지만 분명 나와 다른 부분이 있다. 난 감독 시절에도 기업을 찾아가 직접 브리핑하고 설득해 후원을 이끌어낸 적도 있다. 내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설득할 것이다. 선배에게도 부탁했다. 정책이 좋다면 야당의 정책이라도 도와달라고. 나 역시 임오경 선배의 정책이 옳다면 여야를 떠나 돕겠다. 하지만 타당하지 않다면 반드시 지적할 것”이라는 결기도 보였다.


이 의원을 체육인 후배들을 향해 “이용이라는 사람은 정말 열심히 한다. 약속한다.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국회 가니까 이용도 똑같네’라는 얘기를 들으면 가슴 아플 것 같다. 보좌진은 문광위 경험 풍부한 보좌관들로 구성했다. 업무 추진에 어려움은 없겠지만 국회서 짜인 절차가 있다. 계획을 세우고 입법을 추진하다보면 1~2년 소요될 정책도 많다. ‘당에 들어가더니, 여의도에 가더니 바뀌었다. 하는 것도 없네’라고 말하지 않고, 기다려주길 바란다. 배신하지 않겠다.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그리고 체육인들도 목소리를 내왔지만 무시당했던 것도 현실이다. 응어리만 안고 있으면 안 된다. 불평불만만 하지 말고 전문성을 확보해 결정권을 쥘 수 있는,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로 올라올 수 있길 바란다. 최윤희 차관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체육인 출신 문체부 장관도 없었다. ‘내가 금메달리스트 출신인데’와 같은 생각보다 논리적으로도 탄탄하고 수량화된 설득력 있는 근거로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나도 그렇게 할 테니 응원해달라”고 부탁했다.


미래한국당 이용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미래한국당 이용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러면서도 ‘정치인’ 이용 의원으로서의 행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회서 정말 저런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이 합리적 소통이다. 소통과 리더십 관련으로 기업 강의도 100여 차례 다녔다. 내가 강조한 소통은 듣기다. 들어주는 것, 듣겠다는 자세가 먼저다. 그런데 국회서 실시한 국정감사 등을 보면 그렇지 않더라. 의원 발언 중 다른 의원이 침범해 말을 끊는다. 끼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끼어들면 ‘의원님 시간입니까! 왜 규정 어깁니까!!’라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룰을 지키라고 했던 분들이 다 국회에 있지 않나. 그런데 본인들이 안 지키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다른 의원의 말을 경청하고 내 발언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용 의원은 지도자 시절 금메달의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땀과 노력, 몸에 맞는 장비와 전략, 국민적 응원이라고 말했다. 여야를 떠나 이용 국회의원의 4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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