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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MA,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률 매력은 '뚝'


입력 2020.06.01 06:00 수정 2020.05.31 20:07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증시 대기자금 늘면서 CMA 잔고 1년 만에 6조원 증가

지속된 기준금리 인하로 금리는 1년 새 1%포인트 증발

ⓒ픽사베이 ⓒ픽사베이

증권사가 판매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규모는 늘었지만 수익매력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증시 변동폭이 확대되자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의 대기 자금들이 CMA로 흘러들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연동해 수익률과 금리가 0%대로 하락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기준 CMA잔고는 55조22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조3293억원보다 11.9%(5조8941억원)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계좌 수도 1502만4800개에서 1721만9745개로 14.6%(219만4945개) 증가했다.


CMA는 증권사의 수신 상품이다. 고객이 증권사에 맡긴 돈을 형태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으로 운용한 뒤 그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한다. 수시입출금도 가능해 주로 주식투자자들의 쉬는 자금 저장 계좌나 직장인들의 월급통장으로 주로 활용된다. CMA는 크게 ▲RP형 ▲MMW형 ▲발행어음형 등으로 나눠져 있다.


문제는 해당 CMA상품의 수익률과 금리가 모두 한국은행에서 결정하는 기준금리에 연동해 지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경기부양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수익측면에서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달 28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전격인하하자 증권사들도 수익률과 금리를 즉각 조정했다. 특히 한국증권금융의 예탁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머니마켓랩(MMW)형 CMA의 금리는 일제히 떨어졌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기준금리 인하 직후 머니마켓랩(MMW)형 개인CMA 수익률을 기존 0.79%에서 0.54%로 동시에 0.25%포인트 내렸다. NH투자증권의 QV MMW 개인CMA 금리도 0.25%포인트 떨어진 0.50%로 낮아졌다. 메리츠증권 역시 CMA-MMW 수신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0.54%로 공시했다. 해당 증권사들이 지난해 7월 제공하던 CMA-MMW 금리가 1.50~1.54%였던 만큼 1년도 안 되는 시기동안 1%포인트의 이자율이 증발한 셈이다.


발행어음형 CMA금리도 떨어졌다. 이 상품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상품을 바탕으로 설계된다. 발행어음형 CMA는 RP형이나 MMF형 등 기존 CMA 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어서 단기로 자금을 불릴 곳을 찾는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높은 빠른 편이다. 실제로 발행어음형 CMA 잔액은 지난해 5월 27일 2조8430억원에서 1년 만에 6조1671억원으로 116.9% 급성장했다.


초대형 IB가운데 하나인 KB증권은 지난 달 28일 발행어음형 개인CMA 수익률을 연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이미 5월 22일 0.80%에서 0.75%로 한 차례 낮춘 이후 추가인하다.


고객이 맡긴 돈을 RP에 투자한 뒤 그 수익금을 고정금리로 고객에게 지급하는 상품인 환매조건부 채권(RP)형도 하락을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은 한은의 기준금리가 인하되자마자 '일반 RP상품 금리'를 일제히 0.25%포인트씩 떨어뜨렸다. 이에 RP형 CMA 금리도 기존 0.35%에서 0.15%로 0.20%포인트 동반 인하됐다. 전반적으로 1%대 수익률이나 금리를 약속한 상품이 자취를 감춘 셈이다.


증권사들의 CMA금리 하향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다. 지난 3월16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자 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한 6개 증권사가 개인RP형 CMA금리를 일제히 0.50%포인트씩 내렸다.


이처럼 CMA 수익률과 금리가 계속 떨어지자 금융상품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증권사들도 증시 대기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고객유치전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과거 고금리를 내건 특별판매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통상 금리가 낮아질수록 저축상품보다는 주식의 매력도가 더 높아지는 만큼 최근 투자자들은 CMA를 말 그대로 파킹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그래도 CMA가 은행의 요구불예금과 비교해도 그나마 금리가 높은 편이라 단기자금을 융통하기에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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