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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영화·공연 관객수 반등 시작…악몽의 터널 지났나


입력 2020.05.05 09:36 수정 2020.05.05 09:39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코로나19 확산세 꺾인 4월 중순 이후 회복세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긍정적 영향 기대감

CGV ⓒ 뉴시스 CGV ⓒ 뉴시스

암흑의 터널 속에서 허덕이던 영화계와 공연계가 마침내 빛을 볼 수 있을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창궐 이후 추락을 거듭하던 영화계와 공연계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었기에 더 고통스러웠기에 바닥을 확인한 지금은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들린다.


영화계는 4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관 관객수는 지난달 30일 10만 6912명을 기록, 무려 47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확진자수 증가세가 꺾이면서 시민들이 지난 3개월간 잃어버렸던 문화생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코로나19 방역 체계에 대한 시민들의 자신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을 중단했던 일부 멀티플렉스 영화관들도 다시 문을 열었다. CGV는 지난달 29일 전국 36개 지점 영업을 재개했고 메가박스도 1일부터 중단했던 21개 극장 문을 열었다. 롯데시네마도 휴관했던 직영점 6곳의 운영을 지난달 30일부터 다시 시작했다.


4월 29일 개봉한 신작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이하 트롤 2)'가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을 주도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은 지난달 30일 하루 1만 5352명의 관객을 동원해 40일 만에 일일 관객수 1만 5000명을 넘어선 작품이 됐다.


이밖에도 '나의 청춘의 너의 것' '호텔 레이크' '저 산 너머' 등 모처럼 재개봉작이 아닌 신작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포진됐다.


4월 전체를 놓고 보면 잔인한 달이었다. 관객수는 97만 2477명으로 통합전산망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월별 역대 최저 관객을 기록했고, 매출도 75억 1492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31억8467만1392원)보다 93.3%나 감소했다. 하지만 막판 회복세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제41회 서울 연극제'가 열린 3일 서울 대학로에서 시민들이 걷고 있다. ⓒ 연합뉴스 '제41회 서울 연극제'가 열린 3일 서울 대학로에서 시민들이 걷고 있다. ⓒ 연합뉴스

공연계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4일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4월 4주차 주말(25·26일) 매출액 12억 5237만 원을 기록한데 이어, 5월 첫 주말(2·3일)에도 11억 9488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4월 3주차 주말(18·19일) 매출액인 3억 8848만 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공연 예매 건수도 4월 3주차 1만 3260건, 4월 4주차 2만 1778건, 5월 1주차 2만 2034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월 23일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3월 22일부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끝없이 추락을 거듭하던 공연계가 이제는 바닥을 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앙상블 배우의 확진 소식으로 인해 공연 취소가 잇따르는 등 위기감이 감돌기도 했지만, 최근 중단됐던 공연들이 재개하고 신작들도 속속 막을 올리고 있어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고양아람누리 등 국공립 공연장들이 공연 재개 소식을 전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다.


여전히 소극장들이 문을 닫는 등 극심한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어둠의 터널을 지나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갖는 의미는 커 보인다.


이제 관심은 '생활 속 거리두기' 속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를 잡고 일상생활을 되찾는 일이다. '생활 속 거리두기'까지 무사히 연착륙한다면, 자연스레 사람들의 관심은 공연장으로, 영화관으로 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현실은 문화예술계로선 어쩌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문화예술계가 5월을 재도약의 달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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